[포토인북]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서 앤디 워홀까지 『서양미술 상식사전』
[포토인북]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서 앤디 워홀까지 『서양미술 상식사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6.14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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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피카소, 고흐, 달리 등 서양미술사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그림은 '명작'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다만 일반인에겐 그 가치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아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적지 않다. 그런 이들에게 도쿄예술대학 교수인 저자는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화가가 살다간 시대상과 표현법을 알아야 한다"며 르네상스에서 팝아트에 이르는 서양미술의 역사와 사조별 특징, 시대별 대표작을 꼼꼼히 분석해 소개한다. 

라파엘로 산치오, '아테네 학당', 1509~1510. [사진=도서출판 길벗] 
라파엘로 산치오, '아테네 학당', 1509~1510. [사진=도서출판 길벗] 

'아테네 학당'은 여러 인물 군상이 등장하는 연극 무대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마치 눈앞에 실제로 무대가 펼쳐진 것처럼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그건 입체적인 배경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원근법 때문입니다. (중략) 원근법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 회화의 절대 공식으로 뿌리내렸습니다. 그러다 19세기, 인상주의가 등장하면서 원근법은 낡은 패러다임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20세기에 혜성처럼 등장한 피카소와 마티스가 입체주의와 야수주의를 표방하면서, 원근법은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는데요. 앞에서 서양미술이 '혁명의 역사'라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지요. <22~24쪽>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사진=도서출판 깃벗] 
클로드 모네, '인상, 해돋이', 1872. [사진=도서출판 깃벗] 

1874년, 모네는 보수적인 살롱에 반기를 들고 자체적으로 동료들과 첫 번째 인상주의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그는 이 전시회에 '인상, 해돋이'를 출품하죠. 처음엔 '해돋이'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카탈로그 제작을 맡은 르누아르는 지나치게 평범하다며 좀더 특별한 제목으로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모네는 생각 끝에 '인상' 이라는 단어를 살짝 집어넣었다고 하네요. (중략) 파란색 점과 노란색 점을 캔버스에 나란히 칠한 다음 뒤로 물러나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요? 우리 눈은 이를 녹색으로 인식합니다. 서로 색이 섞인 듯 보이는 거죠. 인상주의 화가들은 물감을 섞을수록 어둡고 탁해지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투명하고 밝은 자연의 빛을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없었으니까요. 고심 끝에 색을 섞거나 덧칠하지 않고 다른 색을 나란히 배열해서 시각적으로 색이 섞여 보이는 효과를 내는 방법을 고안해내지요. <68~70쪽>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 1892~1895. [사진=도서출판 길벗]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 1892~1895. [사진=도서출판 길벗] 

세잔은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풍경에 있는 대상의 본질을 담으려 했다고 앞에서 말했죠? 여기에 두 번째 파격이 있습니다. 그는 대상이 지닌 본연의 색과 형태를 탐구하면서 산과 풍경을 여러 방향에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여러 시점이 한 화면 안에 담깁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절대 진리로 통용된 1점 소실점, 즉 하나의 시점을 부정한 거죠. 생트 빅투아르 산을 자세히 보세요. 풍경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이 끊임없이 달라집니다. 마치 천을 조각조각 잘라서 이어붙인 패치워크처럼 보이죠. <87쪽> 

에드바르트 몽크, '절규', 1893. [사진=도서출판 길벗] 
에드바르트 몽크, '절규', 1893. [사진=도서출판 길벗] 

뭉크는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았고 여러 가지 망상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이렇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해가 질 무렵, 친구들과 산책을 하던 뭉크는 갑작스럽게 환청과 환각에 사로잡힙니다. 그는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온 힘을 다해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엄청난 공포와 불안을 견뎌내죠. (중략) 대다수 정신과 의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하면 그림을 그리는 일조차 불가능하다고요. 그렇다면 '절규'는 뭉크의 발작이 진정된 다음에 그려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14~115쪽> 

『서양미술 상식사전』
아키모토 유지 지음 | 나지윤 옮김 | 길벗 펴냄│212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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