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신뢰 회복… ‘저널리즘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언론의 신뢰 회복… ‘저널리즘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4.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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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sans frontières)가 지난 21일 공개한 ‘2020 세계언론자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42위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 단계 떨어진 순위지만, 점수 상으로는 1.24점 올랐다. 특히 아시아 국가 가운데는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기자회는 1985년에 전 세계 언론 자유를 지키고 언론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매년 180개국의 저널리즘 현실을 평가해 세계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한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31위까지 올랐다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인 2016년 70위를 기록하며 40계단 가까이 떨어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2017년 63위, 2018년 43위, 2019년 41위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국경없는기자회 사무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진실에 바탕을 둔 생각과 정보들이 자유롭게 오갈 때 언론의 자유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다”며 "사실에 기반한 공정한 언론이 사회 구성원의 신뢰를 높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결국 언론의 자유가 최대한으로 보장받기 위해서는 언론인 스스로 ‘진실’과 ‘사실’에 기반한 보도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한 보도의 품격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는 불굴의 환경에서도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기자들의 태도’에 있다. 책 『저널리즘의 미래』의 저자이자 언론 비평 매체 <미디어오늘>의 대표 이정환은 질문하지 않고, 취재하지 않는 기자들의 태도를 지적한다.

저자는 “우리 언론이 차별성 없는 ‘붕어빵’ 기사를 찍어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특정 사안에 심한 쏠림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많고, 정부 출입처나 기업 홍보실에 안주해 취재 없이 보도 자료를 받아쓰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제정임 세명대학교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의 말을 인용, “출입처가 잘 가공해놓은 보도 자료에 의존하는 기사는 확인과 검증이 없다. 있어야 할 비판이 빠진, 누구라도 쓸 수 있는 베끼기 기사는 독자들도 외면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인간 대신 로봇이 기사를 쓰는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개념이 생길 만큼 베껴 쓰는 기사는 노동력으로서 기자의 존립 기반도 잃게 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 밖에도 저자는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언론을 갖는다’ ‘대안 언론 실험, 어디가지 왔나’ ‘소수자 문제에 무감각한 한국 언론’ ‘권언 유착과 발표 저널리즘의 온상’ ‘오보에 책임지지 않는 언론’ ‘공영방송사 사장은 권력의 리모컨?’ 등의 제목의 글들을 통해 한국 언론 환경을 진단한다.

다시 질문을 시작해야 한다.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 질문을 던지고 계속해서 해답을 요구해야 한다. 낡은 프레임을 넘어서야 한다. 끊임없이 다르게 생각하고 뉴스의 행간과 팩트 너머의 진실을 파고들어야 한다. 그것이 저널리즘의 본령이고 여기에 혁신과 진화의 방향이 있다. - 책 『저널리즘의 미래』 中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었던 토머스 제퍼슨은 “나는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언론은 소위 ‘3부’라 불리는 권력 집단인 입법·사법·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며,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는 대단히 중요한 기관이다.

하지만 최근 언론은 ‘가짜뉴스’(언론 보도의 형식을 띠고 마치 사실인 것처럼 유포되는 거짓 뉴스) ‘기레기’(수준 낮은 기사를 쓰는 기자를 비하해 부르는 속어로 ‘기자’와 ‘쓰레기’를 합성한 신조어) ‘우라까이’(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적당히 바꾸어 자신의 기사로 만드는 행위) 등의 단어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많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부패한 언론을 개혁하자는 국민적 요구가 높은 만큼, 모든 언론인이 ‘질문하는 기자’ ‘진실과 사실을 보도하는 기자’라는 소명 의식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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