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법
[박흥식 칼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법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3.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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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 밖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세계 경제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팬데믹은 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뜻하는데, 14세기 유럽의 흑사병이 가장 큰 피해를 인류에 안긴 사례 중 하나로 꼽히며 스페인 독감이나 2009년의 조류독감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팬데믹으로 분류된 바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빠르게 경제 팬데믹이 되고 있다’는 기사에서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 등 중국 밖에서도 확산하면서 경제 충격의 빠른 회복에 대한 희망을 뒤흔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산업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고 우리 정부도 위기경보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정말 금세기 우리 국가와 사회가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위험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가와 국민 전체가 위기탈출과 새로운 경제회복 시도가 절박하고 긴급처방이 필요합니다.

이때 우리 개인은 어떤 태도와 대비가 필요할지 생각해 봅니다. 어느 대구 시민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위기인 것은 맞지만, 위기가 끝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절망은 희망의 시작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위기극복에 대한 사회공동체의 믿음과 신뢰입니다.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있는 정부와 공무원들, 의료인들, 자원봉사단체와 시민들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모두가 사회공동체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를 위해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마련한 정부, 아산과 진천의 주민들, 생명을 걸고 대구로 지원 나간 의료인들, 건물임대료를 감면해 준 건물주들, 부족한 마스크를 지원하고 기부하는 개인과 단체들의 선행들이 도미노로 펼쳐지는 현상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사회적 신뢰자산입니다.

이제 우리 개인들도 공동체에 대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공감과 유대 의식을 유지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이웃이 돼야 합니다.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전제가 있습니다. 먼저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고, 사람들과 조직이 서로 신뢰를 형성하며 이를 강화하여 향후 비슷한 재난에 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재난 극복 사례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1995년 일본 고배 대지진의 사고 전후를 조사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지진 발생지역에선 사람 사이의 신뢰가 증가한 반면 다른 지역은 그대로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재난지역에서는 각자도생의 끝에서 자신의 삶, 심지어 생명까지도 자기 혼자서 지킬 수 없음을 알게 되어 사람들이 이웃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했던 것입니다.

또한 2011년 대형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사회적 연대의 신뢰자본이 높은 지역일수록 사망률이 낮게 나왔습니다. 서로의 이타주의와 연대관계의 유대가 높을수록 재난을 빨리 알리고 대피를 돕는 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위기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형성하여 사회적 자본을 늘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위기와 재난은 역설적으로 공동체의 가치와 신뢰형성의 기회입니다. 이타주의는 오히려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고 구성원의 행복을 증가시킵니다. 공동체에 대한 신뢰도와 믿음 수준은 그 사회의 역량과 가치의 척도입니다. 지금은 우리의 당면 위기를 공동체 신뢰회복과 위험극복의 기회로 담금질할 때입니다.

절망과 좌절이 고통이고 끝이 아닙니다. 그리고 내게 독이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처한 상황이 오히려 몰랐던 문제를 해결하고 숨어있는 내 재능을 발휘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병에 걸려 하루 이틀 하는 아이가 천둥 번개에도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잎새를 보며 회복하고 희망을 거는 이야기를 알고 계시지요? 희망을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단편소설 오 헨리의 단편 『마지막 잎새』입니다.

작가 오헨리는 소설을 쓴 당시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그의 본명은 오 헨리가 아니라 본래 윌리엄 시드니 포터였습니다. 윌리엄 시드니 포터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결혼 후, 텍사스의 오스틴 은행에서 일하다가 공금횡령죄로 5년 형을 선고받고 형무소에 수감됐습니다. 그의 감옥생활은 눈물과 후회로 가득했습니다.

수감생활을 하며 세상에는 수많은 사연과 범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숨어있는 재능을 일깨우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썼습니다. 책을 발표하고 싶었으나 아빠가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린 딸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밝힐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본명을 감추고 오 헨리라는 가명으로 소설을 썼습니다. 그의 소설은 경제난과 암울한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미국 전역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마지막 잎새』는 바로 그의 절망과 좌절 속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우리가 시련에 처할 때 마다 힘이 되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입니다. 지금은 국가와 개인 모두가 힘든 상황입니다. 국가적 위험의 파고를 넘는데 함께 연대하고

신뢰하며 서로가 이웃에게 헌신하고 공유경제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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