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세대갈등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책 속 명문장] 세대갈등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2.2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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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회사를 그만둔다’는 표현은 세대별로 다르다. 평생직장의 개념을 가진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퇴사’란 용어 자체가 낯설다. ‘퇴직’이란 말이 고작이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한 우물을 파는 것을 직장생활의 미덕으로 여겼다. X세대는 첫 직장에 입사해 평균 2회 이상 이직한다. 반면 MZ세대는 한 직장에 오래 있는 것이 경력개발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경력지체라고 생각한다.
 MZ세대가 툭하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일의 원초적 의미에 대한 열정이 강해서다. 이들은 의미와 재미가 동시에 만족되거나, 적어도 어느 하나라도 확실히 만족해야 일을 지속할 수 있다. 경제적 안정성이 확실해 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거나 아니면 일 자체가 본인에게 행복을 주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전자는 9급 공무원 시험에 몰리고 후자는 스타트업에 나선다. <23~24쪽>

한 경영학과 교수가 세미나에서 ‘당신이 이 경우라면 포상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 마침 좌중엔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MZ세대가 고루 자리했다. 우연찮게도 답이 세대별로 갈렸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주저 없이 회식을 골랐고, X세대는 똑같이 나누는 것을 가장 많이 택했다. MZ세대는 공헌한 비율에 따라 차등을 두고 나눠야 한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포상금을 받은 대학생 팀은 밀레니얼 방식대로 배분했다고 한다.
 공정성 인식에 대한 세대 차이는 스포츠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후 4강에 진출한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축구협회가 포상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했다. 주전 선수들은 자신의 공을 주장하기보다 동일한 포상금 지급을 주장했다. 경기에 출전했든 안 했든 모두 똑같이 훈련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포상금도 동일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때 국가대표 선수팀의 주축은 이영표, 김병지 등 X세대였다. 당시 주전, 비주전 구분 없이 3억원씩 공평하게 분배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이 올림픽 축구 역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땄을 때 선수들의 포상금 분배는 10년 전과 전혀 달랐다. 이 팀의 주전 선수는 기성용, 박주영 등 밀레니얼 세대였다. 활약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해 7,000~4,000만 원으로 차등 분배했다. <30~31쪽>

X세대는 고도 성장기에 자라 민주화 시대 이후에 대학을 다녔고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직격으로 맞은 세대다. 특별히 정치적 억압을 겪지는 않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시련이 많았다. 극심한 수험지옥을 뚫고 대학에 들어갔더니 졸업 땐 외환위기로 채용시장이 얼어붙었다. 취업이 힘들어 대학원 진학, 유학을 결정한 이들도 많았다. 1997년 IMF 사태로 취업난을 겪고 어렵게 취업했더니,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자신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아픔을 겪었다.
 회사에 헌신해봐야 헌신짝이 된다는 걸 실감한 이들은 실력을 쌓는 것만이 위기 돌파, 생존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성실한 직장인’을 지향했다면 이들은 ‘탁월한 직업인’이 되기 위해 몸값 높이기에 열중했다. 똥값과 금값을 가르는 것은 결국 실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회사 내에서 빠르면 임원, 보통은 중간관리자에 해당한다. 드센 베이비부머 상사와 개성 강한 밀레니얼 구성원 사이에서 치이고 까이며 마음고생이 크다. 권리와 혜택은 배제당하고 책임과 의무는 모두 짊어져야 하는 이중고 속에, 위에서 떨어지는 일과 밑에서 미루는 일이 다 모이는 ‘일의 집적소’가 되었다. <41~42쪽>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236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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