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새해, “평화를 빕니다”
[박흥식 칼럼] 새해, “평화를 빕니다”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20.01.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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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21세기 세 번째 10년 단위가 시작되는 해, 2020년이다. 다시 송구영신 전환의 시간, 새로운 밀레니엄의 시대가 시작된다고 흥분과 기대로 시작하던 2000년대도 시간의 흐름을 비켜 갈 수 없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벌써 20년이 흘러갔다.

지나간 20년간 우리 사회는 어떤 변화를 겪었고 나와 당신은 어떤 성장을 이뤘을까? 그리고 앞으로 10년은 또 어떻게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까? 세계지도자들이 밝힌 신년사와 언론의 미래 트렌드나 사회적 이슈와 키워드를 검색하고 특히 문화와 출판계를 모니터링하며 한 해를 시작한다.

지난해 문화 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용어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다 교보문고에 의하면 제목에 ‘밀레니얼’이나 ‘90년생’이 들어간 책이 열한 종이 나왔고, 간접적으로 밀레니얼을 겨냥한 책까지 합치면 30여 종이나 된다. 이들 책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 한국 사회의 주축이 됐음을 확실하게 알렸다.

2020년에는 밀레니얼 혹은 Z세대가 사회에 진입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출판계를 넘어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트렌드를 선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대의 트렌드를 분석해 매년 책을 발간하고 있는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는 책 『밀레니얼-Z세대 트랜드 2020』에서 “이들이 반응하고 떠들기 시작하는 것들은 결국 연령과 세대를 초월해 대부분의 사람이 궁금해하고 즐기는 것으로 확산된다”고 밝혔다.

국내 한 일간지가 ’책과 삶‘을 통해 소개한 책 중 열권의 선정작이 이슈로 다룬 주제는 ‘차별’과 ‘불평등’이다 이 주제는 지난 한 해 한국 사회를 다룬 주요 이슈였고, ‘산업재해’와 ‘친일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아픔이며 우리 사회의 숙제이다. 또한 ‘소수자’나 ‘약자’ ‘페미니즘’ 운동도 이사회가 변화시켜야 할 과제로 부각됐다. 이런 문제들이 책으로 출간되고 화제가 된 것은 그만큼 해결의 의지가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부문에서는 어떤 이슈가 만들어졌을까? 정치평론가 박성민은 “2010년대는 ‘비관의 시대’로 정치적으로 거대한 후퇴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정치는 ‘민생과 미래’는 내팽개치고, ‘검찰개혁과 자유우파’라는 진영 슬로건을 내걸고 1년 내내 싸웠다”고 밝혔다. 한국의 정치는 포퓰리즘의 늪에 점점 빠져들고 있으며, 직접민주주의 국민주권을 내세우며 국민과 시민이 광장에서 충돌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문제의식은 광장에서 진영대결이 격화되는 것에 대해 문제는 대통령도 ‘두 국민국가’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공론장에서 진실을 이루는 사실보다, 믿고 싶어 하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인지적 편향’은 이제 위험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확증편향을 부추기고 기생하는 뉴미디어의 가짜뉴스가 차고 넘친다고 꼬집는다.

한마디로 경제에 상응하는 정치변동과 포플리즘 확산은 ‘엘리트 대 국민’의 새로운 정치균열을 앞세웠다는 결론이다.

그렇다면, 2020년대는 경제와 사회환경에서 ‘낙관의 시대’로 기록될 수 있을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새해 한국경제가 잠재 성장률을 밑돌고, 물가하락 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며 경제성장 동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신년사를 통해 새해 반도체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국내경제가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보호무역주의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롯해 성장동력 약화, 저출산, 고령화, 노동시장 이중구조, 양극화 및 글로벌 가치사슬 및 수출중심 성장악화를 구조적 요인으로 꼽았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는 단기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혁신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가는 것”이라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육성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이 창의적 혁신역량을 발휘하여 투자확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2020년 한국사회 트렌드의 예측은 어떤 환경일까? 김난도 교수 등이 내놓은 『트랜드코리아2020』에서는 멀티페르소나, 라스트 핏 이코노미, 페어 플레이어, 스트리밍 라이프, 초 개인화 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 등 열 개 주제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가장 먼저 꼽은 ‘멀티 페르소나’는 사람들이 자기 상황에 맞게 가면을 바꿔쓰는 걸 말한다. 개인은 직장생활에서의 모습과 퇴근 후 모습이 다르며 심지어는 SNS상에서 여러 계정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바꾼다고 예상한다.

제품구매에서는 마지막 순간의 경험이 중요하며 가격보다는 만족 중심으로 효용이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라스트핏 이코노미’ 현상이다.

‘페어플레이’는 정의 공정이라는 단어의 의미처럼 예전보다는 공평함과 준법성 추구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소프트의 『트랜드 노트』에서는 ‘혼자 사회’가 타이틀이다.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서 모이고 흩어지는 사람들, ‘혼자’를 중심으로 취향 공동체의 ‘인싸’를 영위하는 삶을 예측했다. 이제 저출산과 인구감소는 삶의 예측에서 상수가 된듯하다. ‘1인 가구’ ‘혼자’ ‘외로움’은 사회변화를 해석하는데 고정 키워드가 됐고 정해진 미래이다.

어쨌든, 우리의 삶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져야 한다. 우리의 개별적 삶은 특이하다 느껴도 인간의 삶은 갑남을녀가 다 비슷하다. 새해에는 홀로가 아닌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2020년, 우리의 작은 소망들이 새해에는 꼭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20년, 일과 삶에서 특권과 차별 없는 공정사회를 소망한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고, 위험과 위기가 없는 평화가 이뤄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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