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심리학에서 마음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괴짜 심리학』의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은 무료한 일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생각’이 아닌 ‘행동’을 강조한다. 심리학에서 생각이나 마음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저자는 “습관은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로 도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도전하는 '척'하는 행동만으로도 일상의 무료함, 나쁜 습관 등을 날려버릴 수 있다. 저자는 먼저 사고방식을 뜯어고치라는 자기계발서 중 한 권을 골라서 찢으라고 권한다(물론 농담으로).
'척'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의심되기도 하는데, 피그말리온 효과를 떠올리면 영 거짓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간절히 '척'하면 마음의 병이 나을 수도 있다. 책이 소개하는, 마음을 치유하는 ‘뜻밖의’ 방법들엔 뭐가 있을까? 저자는 “몸이 마비되면 감정도 둔해진다”고 말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고언처럼, 저자는 신체적 움직임의 장애가 감정적 경험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척'과 연결된다.
가령 최근 대부분의 ‘분노 조절’을 위한 치료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냄으로써 화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저자에 따르면 이 방법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화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평온한 척’하는 것이다. 실제로 평온하지 않아도 그런 ‘척’을 하면 분노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웃음이 행복감을 자극하고 상대방의 눈을 가만히 바라봄으로써 사랑의 감정을 높이는 것처럼, 평온한 자체를 취함으로써 실제로 평온한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결심이나 생각이 아닌, ‘척’하는 행동이라도 행동만이 극적인 결과를 만든다. 이처럼 저자는 쉽고 흥미로운 심리학 원칙을 통해 일상에서 좀처럼 고치기 힘든 습관을 고치고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방법을 들려준다. 책을 통해 강력한 '척'을 해보자. 일상이 180도로 변화할 수 있지도 모른다.
『지금 바로 써먹는 심리학』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336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