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행복한데 왜 불안하지? 『그렇게 엄마가 된다』
[리뷰] 행복한데 왜 불안하지? 『그렇게 엄마가 된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0.2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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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너무 행복한데, 또 불안한 느낌. 이 땅의 수많은 임산부가 겪는 감정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아기지만, 내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에, 또 그 수고를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듯한 마음이 포개져 불안감이 커질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나쁜 엄마 같다'는 죄책감. 

저자는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친구들이 겪는 산후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했다. 평소 밝고 활발한 성격의 친구고, 근처에 사는 부모님에게 육아 도움까지  받는 데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이 컸다. 결국 직접 출산을 경험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산후우울증 걸리고도 남네!"라는 사실을. 이 책은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엄마들을 위한 응원, 격려가 담긴 공감집이다. 

만화가로 일하는 저자. 임신 사실을 알게된 후에도 이전과 다름 없이 맡은 일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몸은 더이상 예전같이 않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괜찮아' '안 되겠어'를 오가며 부침을 경험한다. 배고프면 토할 것 같고, 먹으면 부대끼는 '입덧'까지 겪으면서 "16주면 입덧이 끝난다"는 육아서를 내밀었던 남편을 몰아세우기도 했다. 분풀이 대상이 남편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당시 저자의 임신 주기는 15주. 16주에 정확히 입덧이 멈춰 '교과서적인 여자'가 된 저자는 폭풍 취식을 시작한다. 먹고 싶은 건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였다. 임산부 당뇨 진단을 받기 전까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출산. 초음파 할 때마다 태아가 다리를 웅크리고만 있어 성별을 알지 못했기에 개인적 바람대로 딸로 확신하고 여자 이름과 여자 아기 옷까지 샀지만 엄마 품에 안긴 건 아들. 예상치 못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내 자식인 건 사실. 젖을 물려보지만 아기는 이내 뱉어버린다. 젖이 뭉쳐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인데, 그런 상태로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고통을 저자는 "빨래집게로 유두를 집고 그걸 위아래로 누른 상태로 10분쯤 계속 비트는 아픔"이라고 표현했다. 

극도의 젖 몸살과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거의 매일같이 울었던 저자. "평소 여성이 생리로 겪는 호르몬 변화가 지상과 빌딩 20층 차이라면 출산에 따른 호르몬 변화는 지상과 에베레스트산 수준"이라는 조산사의 말처럼 그는 울며불며 힘들어했다. 유두 보호기가 없으면 젖을 못 주는 상황에 친정 엄마가 던진 "그거 안 달면 못 먹이니?"라는 말은 살면서 처음으로 엄마와의 큰 싸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온 엄마를 사흘만에 돌려보낸 저자. 그가 보낸 파란만장한 육아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겼다. 

『그렇게 엄마가 된다』
하루나 레몬 지음 | 이소담 옮김 | 길벗스쿨 펴냄│128쪽│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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