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울증·자해·자살·학교 폭력·부모 갈등·성 정체성…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
[리뷰] 우울증·자해·자살·학교 폭력·부모 갈등·성 정체성…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0.2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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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울증, 자해 및 자살 생각, 학교 폭력, 부모와의 갈등, 성 경험과 성적 지향. 청소년들의 주된 고민거리다. 

저자는 영국에서 25년 넘게 중고등학교에서 청소년을 만나온 상담사. 약물 중독 등 약간의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나, 비슷한 시기를 보내는 영국과 한국 청소년의 고민거리는 공통된 면모를 보인다. 그런 점에서 상담 이론과 심리적 문제, 법적 문제 등을 다룬 이 책의 의미가 깊다. 

책에는 저자가 오랜 기간 경험한 상담 사례와 상담 기법이 담겼다. 먼저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에게는 문제를 자신의 성격으로부터 분리하도록 하는 '문제의 외재화'가 주효하다고 충고한다. 내담자가 '문제'를 자신으로부터 떨어진 객관화된 실체로 보고, 그것과 싸울 내면의 힘을 소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울함'을 '우'자로 시작하는 어떤 것으로 간주하고 우울함이 생기기 전 잘했던 일을 떠올려, 이를 통해 우울감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적으로 학대받은 학생의 경우 피해자가 논리적으로 자신에게 잘못이 없음을 알지라도, 이러난 일에 어느 정도 자신이 기여했다고 여전히 느끼게 되는 것을 탐색하도록 돕는 일이다. 성적 학대는 우주에 들어 있는 안전함의 중심이 실제로는 고통과 상처의 원천임을 깨달을 때 공포와 분노가 생겨나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존재가 침해받은 내면의 핵심에 닿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내담자가 계속 나아가는 것'과 현재와 미래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자해의 주된 원인은 분노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담 시 분노 탐색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테면 엄마에게 대드는 형을 변하게 하기 위해 자해로 분노를 표출하거나,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부모를 향한 반항의 자해같은 것 말이다. 이런 경우, 대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자기 책임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분노 표출의 통로를 자해가 아닌 상담실에서 해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에게는 '되돌리기' 대화와 '다시 기억하는' 대화의 이중기법이 필요하다. 내담자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도록 이야기를 끌어내고 '다시 기억하게'하는 것 말이다. 이를테면 엄마의 죽음으로 자신을 '남겨두고 갔다'는 분노에 찬 내담자에게 엄마가 그의 삶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면을 인지시키는 것. 

이 외에도 학내 괴롭힘과 폭력, 분노 표출, 상실과 사별, 부모의 결별과 의붓부모와의 갈등, 흡연·술 남용, 성(性) 등 다양한 이슈를 탐구하며 실질적 대안을 제시한다. 다양한 사례를 풍부하게 다루며, 여러 해결 방안을 소개한다. 다만 학술적인 면모가 짙게 느껴져 일반 대중이 체감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모습이다. 

 

『쉽고 간결한 학교상담』
데니스 라인스 지음 | 정희성·장정은·박강희·오승민·김영란·김시원·이화목회상담센터 옮김 | 한울아카데미 펴냄│400쪽│4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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