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불경기에 립스틱이 잘 팔린다고?
[조환묵의 3분 지식] 불경기에 립스틱이 잘 팔린다고?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9.10.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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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 효과와 불경기 마케팅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경기가 불황일 때는 립스틱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는 속설이 아니라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때 만들어진 경제학 용어다. 

립스틱 효과는 경기가 불황일 때 소비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이 잘 팔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특히 여성들이 비싼 옷이나 핸드백 대신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화려한 색상의 립스틱만으로도 만족을 느끼며 쇼핑을 알뜰하게 하는 데서 유래했다. 

실제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에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다. 우리나라도 2008년 전 세계적 경기 침체의 여파로 경기가 불황일 때, 백화점의 립스틱 매출이 20~30%나 증가한 적이 있다. 요컨대 불경기에 대부분의 여성 제품은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립스틱 같은 미용 상품은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난다. 아무래도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비교적 적은 돈을 쓰면서도 심리적 만족을 주는 립스틱을 더 구매해 벌어지는 현상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립스틱뿐 아니라 미니스커트의 길이가 더 짧아진다고 해서 립스틱 효과를 '미니스커트 효과'(Mini Skirt Effect)라고도 한다. 이에 대해 근거가 있다 없다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경제 속설은 본래 인간의 소비 심리를 드러내는 말이기 때문에 아주 근거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사진= 연합뉴스]

이러한 불경기의 소비 성향은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남자들은 비싼 양복을 사는 대신 넥타이를 사서 매일 바꿔 맴으로써 여러 양복을 입는 것 같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이렇게 불경기에 넥타이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을 두고 '넥타이 효과'(Necktie Effect)라고 부른다.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요즘에는 립스틱 효과와 넥타이 효과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하우스 푸어, 렌트 푸어 등 '푸어(Poor) 세대'가 내 집 마련이나 고가의 내구재를 향한 욕구보다 일상에서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 영역을 늘려 소비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명 초콜릿이나 마카롱 같은 고급 디저트를 즐기거나, 소문난 맛집을 순례하거나, 쁘띠 성형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위해 최신 DSLR 카메라를 구입하는 등 일상 속에서 먹고 꾸미고 즐김으로써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준다.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보통 경기가 호황일 때와 불황일 때로 나뉘어 수립된다. 일반적으로 호황기에는 고가의 상품을 개발해 매출을 더욱 늘리려고 하고, 불경기에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거나 저가 또는 초저가 전략을 구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기에 상관없이 두 가지 전략을 모두 구사해야 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이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소확행’의 삶이 어느덧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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