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욜로(YOLO)스럽게, 명절 연휴 풍경의 변신
추석도 욜로(YOLO)스럽게, 명절 연휴 풍경의 변신
  • 송석주 기자
  • 승인 2019.09.1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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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추석에도 집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추석 연휴에 일부 직장인들은 이직 준비,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 중·고등학생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공부하기 위해 독서실로 향한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다. 요지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한 명절 연휴’를 보낸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 2,8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19.8%가 홀로 추석을 보낼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혼자 쉬려고'(21.0%) '취업준비, 구직활동을 위해'(20.9%) '출근해야 해서'(13.4%) 등의 응답이 많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혼자 추석을 보내겠다는 이른바 ‘혼추족’들이 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개인을 개별적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그가 속한 공동체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유기체적 존재로 파악했다. 다시 말해 개인을 고유의 본성과 가치를 지닌 삶의 단독자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집단의 목적과 필연적 관계를 가지는 존재로 인식했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은 핵가족 제도와 개인주의로 점차 와해되기 시작했다. 9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농촌 사회가 퇴락의 길로 접어들고, 1인이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형태로 탈바꿈하면서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해준 조상들을 위한 여러 명절 행사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현 20‧30세대의 ‘욜로(you only live once, 현재를 즐기는 삶의 방식) 의식’ 확산과 그들을 자식으로 둔 50‧60년대생들의 합리적인 사고방식은 허례허식의 명절 풍경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명절 연휴를 계기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명절에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명절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 증후군’을 앓는 대신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고, 즐거운 삶을 살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이 최근 욜로 트렌드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연휴를 활용해 공부나 자기 계발을 하는 것 역시 넓은 의미에서의 욜로 활동이다.

또한 장만하기 까다로운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기보다 음식 업체에 주문을 하거나 평소에 먹는 가정식으로 대신한다. 미니스톱과 GS25 등 일부 편의점들은 각종 명절용 도시락을 선보여 혼추족들을 위한 아이템을 마련했다. 가까운 도심에 위치한 호텔에서 여가를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 문화’도 달라진 명절 연휴 풍경 중 하나이다.

김진원의 논문 「욜로족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욜로족은 타인보다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하고, 미래보다는 현재의 삶을 중요시 한다. 또한 본인의 가치와 목표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며 자신의 감정을 주변 분위기나 사람에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표출한다.

이처럼 명절에 고향을 찾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대신, 여러 방식을 통해 나를 찾아 떠나는 욜로족의 삶의 가치관이 명절 연휴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이와 함께 1인 가구가 갈수록 증가하고 젠더의 위계에 의한 성 역할이 흐려지며 명절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함에 따라 앞으로 명절 연휴의 풍속도가 더욱 다채롭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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