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갈 때 어떤 책 가져가세요?…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휴가 갈 때 어떤 책 가져가세요?…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8.0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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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어정 7월 건들 8월.” 
바쁜 농사일이 끝나고 조금 한가해진 시기 ‘어정대며 지낸다’고 해서 ‘어정 7월’, 시원한 그늘을 찾아 ‘건들거리며 지낸다’고 해서 ‘건들 8월’. 학생들은 방학, 직장인들은 휴가, 바야흐로 한껏 ‘건들거릴 수 있는’ 8월이다.  

예로부터 ‘어정 7월 건들 8월’ 하며 8월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일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지만, 조상들은 이 시기를 마냥 한가롭게만 보내지는 않았다. 아직 더위는 꺾이지 않았지만 가을의 시작을 가리키는 절기 ‘입추’(8일)가 곧 밤에 불어올 선선한 바람을 예고했고, 모기도 이 시기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진다는 절기 ‘처서’(23일)가 곧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부들은 이 시기 겨울 김장을 대비해 배추와 무를 심었다. 여름내 매만지던 호미와 농기구를 다음 농사를 기약하며 깨끗이 씻어 놓는 ‘호미씻이’도 이달의 풍습이다. 그리고 다가올 가을과 겨울을 대비한 이는 농사꾼만이 아니었다. 조선시대에는 ‘처서’에 ‘포쇄별감’이라는 벼슬아치를 사고로 보내 『조선왕조실록』을 바람과 햇볕에 말리도록 했고, 부인들과 선비들도 여름 동안 눅눅해진 책이나 곡식, 옷, 이불 등을 그늘에서 말렸다.

방학과 휴가를 맞아 한가롭지만, 마냥 한가롭기만 한 것은 지혜롭지 못한 달. 독서를 통해 인생의 가을과 겨울에 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의 사서들이 추천하는 8월의 책을 소개한다.           

■ 유품정리사
정명섭 지음│한겨레출판 펴냄│396쪽│14,000원

이 책은 조선시대 ‘유품정리사’ 화연이 역사적으로 실제 일어났던 사망 사건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책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비밀’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하나는 화연이 여인들의 유품을 정리하며 알게 된 죽음 뒤에 가려진 비밀이며, 다른 하나는 임오화변(영조가 대리청정 중인 사도세자를 폐위하고 뒤주에 가두어 죽인 사건)과 관련한 죽음의 비밀이다. 화연은 권력에 짓밟힌 피해자임에도 가해자가 돼 버린 약자들의 억울함과 역사적 사건 뒤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낸다. 작가는 화연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도구나 수단으로 살아가야만 했던 조선시대 여성의 낮은 인권과 성차별을 보여 준다. 

책 속 한 문장

“죽은 이의 사연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는 게 이렇게 엄중한 일인 줄 몰랐어. 마치 그 사람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구나.” <111쪽>

■ 디어 에번 핸슨
벨 에미치 외 3명 지음│이은선 옮김│현대문학 펴냄│432쪽│14,500원

우울증과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에번은 심리치료사의 권유로 ‘나에게 쓰는 편지’를 쓰던 중 동급생 코너에게 편지를 빼앗기고 만다. 그런데 돌연 며칠 후 코너가 자살하고, 에번의 편지를 코너의 유서로 오해한 코너의 부모님이 에번을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로 오해하면서 에번에게 일생일대의 위기들이 닥친다.
소설은 동명의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이 원작이다. 해당 뮤지컬은 우리나라에서도 흥행한 영화 ‘라라랜드’ 제작팀이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2017년 토니상 6개 부문과 2018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소설은 뮤지컬에서 미처 보여 주지 못한 인물들의 관계와 내면을 풀어내며 뮤지컬보다 더 풍부하고 섬세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책 속 한 문장

“진실을 밝힐 줄 아는 용기가 언제나 너와 함께하길.” <409쪽>

■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이근후 지음│메이븐 펴냄│284쪽│15,000원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2017년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7세에 달하며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아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은 여성이 35%, 남성이 28%에 이른다고 한다. 60세 정년을 맞이한 후에도 우리는 40여년을 더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남은 인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
1935년에 태어나 올해로 여든다섯 살이 된 저자는 몇 차례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병과 더불어 살아가면서도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들이 지난 삶을 돌아보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았더라면’ 하고 후회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남은 시간을 불필요한 일에 허비하지 않고, 나를 위한 시간으로 재미나게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생의 재미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이다.

■ 리케(LYKKE)
마이크 버킹 지음│이은선 옮김│흐름출판 펴냄│300쪽│15,000원

책의 제목인 ‘리케(LYKKE)’는 덴마크어로 ‘행복’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지만 어째서인지 ‘행복하시나요?’라고 물으면 쉽게 ‘예’라고 답하지 못한다.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까? 저자는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웃는 얼굴로 걸어 다니는 행인의 국가별 비율’ ‘잃어버린 지갑 회수 실험’ ‘워라밸 순위’ 같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유엔에서 발표하는 ‘세계 행복 보고서’ 등을 통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설명한다. 또한,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덴마크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주변 북유럽국가들의 다양한 사회 시스템을 통해 사회가 사람들의 행복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책 속 한 문장

“사람들은 혼자일 때는 거의 웃지 않는다. 내가 다녀본 여러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현상이다. 혼자 걷는지 동행인지의 여부와 미소의 빈도에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 <269쪽>

■ 아마존 vs. 구글 미래 전쟁
장정우 지음│시크릿하우스 펴냄│300쪽│15,000원

미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 ‘아마존’은 유통 분야의 1인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아마존 웹 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최초의 기업이며 현재도 유통 외의 영역으로 진출하며 그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전 세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검색엔진으로 이용하는 ‘구글’은 ‘알파고’로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AI를 통한 헬스케어의 혁신과 AI 자체의 자동화를 미래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각각 유통과 검색 분야에서 최고인 두 기업은 현재에 머물기보다 미래에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장하여 비즈니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 책은 확고한 기업 운영 가치관을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여러 기업의 사례들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패러다임의 세계를 예측할 기회를 제공한다. 

책 속 한 문장 

“중국 최대이자 글로벌 2위의 온라인 여행사 시트립닷컴은 4차 산업혁명을 ABCD(AI, Big Data, Cloud Computing, Data Analysis)로 정의한다.” <199쪽> 

■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
짐 로저스 지음│오노 가즈모토·전경아 옮김│살림 펴냄│248쪽│16,000원

“역사로부터 돈의 흐름을 배운 덕분에 리먼 사태, 중국의 대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북한의 개방문제 등 수많은 사건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었으며, 적지 않은 이익을 올렸다”고 말하는 이 책의 저자 짐 로저스는 ‘5년 후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주저 없이 한국을 꼽으며 “앞으로 10~20년간 한반도의 통일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독자적인 투자 원칙과 역사적 혜안을 바탕으로 많은 예언을 적중시킨 그는 먼저 독자에게 한반도에 곧 찾아올 자극적인 미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고 북한의 변화, 일본·중국 등 아시아 주변국가의 글로벌 경제 한파가 한국에 미칠 충격에 미리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책 속 한 문장

“흔히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하는데 정말로 똑같이 되풀이 되지는 않는다. 리듬을 타듯이 조금씩 형태를 바꾸면서 반복을 계속하는 것이다.” <12쪽> 

■ 아름다움의 진화
리처드 프럼 지음│양병찬 옮김│동아시아 펴냄│572쪽│25,000원

우리는 서로의 매력에 이끌려 사랑에 빠진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동물도 서로의 매력에 끌린다. 그리고 이런 매력 혹은 아름다움은 수 세기에 걸쳐 진화해왔다.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이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자연 선택에 의한 적응적 진화’와 함께 ‘성 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 또한 주장했는데, 우리는 안타깝게도 ‘성 선택’을 ‘자연 선택’의 부수적인 이론으로만 이해하고 있다. 
저명한 조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성 선택’에 의한 미적 진화 연구를 제시하며 ‘자연 선택’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생물의 진화 양상을 보여준다.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2018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까지 올라간 책.

책 속 한 문장

“모든 인간의 미적 취향은 거의 비슷하다. 그에 반해 수컷 새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음성과 악기를 동원하여 암컷을 매혹한다.” <275쪽>

■ 음식으로 보는 미래 과학
마티 조프슨 지음│엄성수 옮김│동아앰앤비 펴냄│248쪽│15,000원

요리법대로 요리를 했는데도 실패한 경험이 있는가? 이 책은 요리, 음식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음식과 과학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임을 알려 준다. 요리는 그저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학을 적용하는 일이다. 어떤 도마를 사용해야 요리가 더 잘 될까? 어떤 냄비로 요리해야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을까? 땅에 떨어뜨린 음식을 바로 먹으면 진짜 괜찮을까?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요리를 하며 궁금했던 것을 다양한 사례, 연구결과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지방이 있는 고기를 먹을 때 왜 더 맛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단맛을 느끼고 중독되는지 이유를 설명한다. 요리, 음식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주방 화학을 이야기하며, 마지막 장에서는 알약, 애벌레 등 미래의 식량 대용품도 소개한다. 과연 알약이 우리의 미래 식량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책 속 한 문장

“음식을 조그만 알약 식품 한 알로 줄일 경우 우리의 생리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치명적이  될 것이다.”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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