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지정 ‘한국의 서원’ 아홉 곳 중 제일은?… 주말여행 가볼 만한 서원 BEST 3
세계유산 지정 ‘한국의 서원’ 아홉 곳 중 제일은?… 주말여행 가볼 만한 서원 BEST 3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7.1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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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조선 500년 역사의 정신적 근간을 이룬 성리학을 보급하고 구현했던 서원 아홉 곳이 ‘한국의 서원’(Seowon, Korea Neo-Confucian Academies)이라는 이름으로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지난 6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회의에서 한국의 서원 아홉 곳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으로 등재했다. 앞서 세계문화유산 후보지를 사전심사하는 자문기구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지난 5월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 유산으로 분류한 바 있어 이번 등재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종묘, 창덕궁 등을 비롯해 세계유산 14건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에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조선 최초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 ▲논산 돈암서원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 ▲함양 남계서원 ▲달성 도동서원 ▲경주 옥산서원 ▲안동 도산·병산서원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늘날까지 교육과 사회적 관습 형태로 지속하는 한국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라며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의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도 아름다운 자연 속에 들어선 독특한 입지와 역사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 등이 서원의 가치라고 말한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아홉 곳 중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볼 만한 서원 세 곳을 뽑아봤다.  

#안동 병산서원

안동 병산서원 [사진=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1572년 서애 류성룡이 지은 병산서원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꼽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이다. 그는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에서 “인문적·역사적 의의 말고 미술사적으로 말한다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원건축으로 한국 건축사의 백미”라며 “하회의 답사적 가치는 어떤 면에서는 하회마을보다 꽃뫼 뒤편 병산서원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본 병산서원은 여느 서원의 단아한 모습과 다를 바 없지만, 차이는 내부에 있다. 병산서원 건축의 핵심인 만대루(2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누마루)에 오르면 서원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과 서원을 둘러싼 병산이 서원과 함께 어우러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 외에도 만대루를 오르는 독특한 통나무 다리, 조상들의 슬기가 느껴지는 2인용 뒷간 등 볼거리가 많다. 역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안동하회마을에서 가까우니 서원과 하회마을을 동시에 방문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영주 소수서원

영주 소수서원 [사진=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무르녹은 서경(書經: 공자가 편찬한 책 중 하나)의 숲 다스려온 시간들이/(중략)/청다리 전설 풀어 선비촌을 되살린다/끝없는 자맥질로 잔주름진 삶의 기슭/질곡의/빗장을 풀면 올곧은 말 살아오고” (최상호 「소수서원에서」) 1543년 주세붕이 백운동서원이라는 명칭으로 건립한 영주 소수서원은 조선 최초의 서원이라는 점에서 방문할 가치가 있다. 조선의 서원은 소수서원을 기폭제로 해 전국으로 퍼져나갔으니 소수서원이 모든 서원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소수서원은 서원 자체보다 서원을 둘러싼 풍광이 더욱 아름답다는 평이다. 서원 주변에는 고려 충숙왕 때 안축이 지은 경기체가 「죽계별곡」의 배경인 죽계천이 있다. 예로부터 이 죽계천이 아름다워 천 주변에 절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이곳에 통일신라 전기에 창건된 사찰터인 숙수사지 당간지주(보물 제59호)가 있다. 죽계천 옆에는 퇴계 이황 선생이 머물며 시를 짓던 정자 취한대가 있다. 소수서원 근처에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이름의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부석사가 있으니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안동 도산서원

안동 도산서원 [사진=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된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 선생의 위폐를 모시고 있다. 서원의 핵심공간인 전교당에 걸려있는 현판은 한석봉의 글씨로 선조가 내려준 것이다. 서원 아래로 낙동강과 안동호가 펼쳐져 있다.  
도산서원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가장 빨리 확인할 방법이 있다. 지갑에서 천원권을 꺼내면 된다. 퇴계 이황 선생의 얼굴이 그려진 면 반대쪽에 겸재 정선이 옛 도산서원의 모습을 그린 ‘계상정거도’가 있다. 
각종 문헌에서 퇴계 이황 선생이 도산서원 건립을 위해 특별히 신경 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황 선생은 책 『도산잡영병기』에서 도산서원 터에 대해 “거기에는 조그마한 골이 있는데 앞으로는 강과 들이 내다보이고 깊숙하고 아늑하면서도 멀리 트였으며 산기슭과 바위들은 선명하며 돌우물은 물맛이 달고 차다”고 말했다. 또한, 이황 선생이 서원의 공사감독을 맡았던 이문량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번 집의 제도는 당을 반드시 정남향으로 해서 예를 행하기 편하도록 하고 재(齋)는 반드시 서쪽에 두고 뒤뜰과 마주하도록 하여 아늑한 정취가 있도록 할 것이며…”라고 적었다. 
유홍준 교수에 따르면 1969년 ‘도산서원 성역화 사업’으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시행돼 옛 모습은 많이 남아있지 않지만 서원의 좋은 터와 서원을 건립한 퇴계 이황의 마음만은 남아 있다. 같은 안동에 있지만, 도산서원과 병산서원간 거리는 차로 한 시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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