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행복이란 차라리 불행이 아닐까요?"
[리뷰] "행복이란 차라리 불행이 아닐까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7.1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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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혹은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돼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일상 속 작은 즐거움 '소확행'.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멀게 느껴지는 거창한 행복보다는 일상에서 실현 가능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시인 장석주가 전하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한여름 냉장고에 넣어뒀던 시원한 수박을 꺼내 베어 무는 일, 늠름하고 의연하니 잎사귀가 무성한 옥수수를 보는 것 등 소소한 일들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행복은 "어떤 기대에 대한 충족과 함께 찰나를 타고 오는 감정"이다. 나를 둘러싼 세계가 주는 시청각적 자극에 기분이 좋아질 때 일수도, 일이 잘 풀려 미래 전망이 안정적일 때 느끼는 감정일수 있다. 또 때로는 불행과 마주한 순간일 수도 있다. 

저자는 "불행 앞에 필연적으로 행복이 존재했다"고 말한다. 돈이 없어 꿈을 접어야 했고, 배고픈 시간을 보내야 했고, 때로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이별을 경험해야 했지만, 그 속에서 저자는 "불행이 나를 시인으로 키웠다. 행복했더라면 시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요"라고 전한다. 오히려 "완벽한 행복이란 차라리 불행이 아닐까요"라고까지 말한다. 

불행이 행복이라고? 언뜻 이해가 안 가는 말이지만, 저자는 '며칠 집을 비웠던 어머니의 귀환, 아픈 아이의 이마를 짚던 어머니 손의 차디찬 감촉'을 행복의 사례로 제시한다. 

저자는 "행복과 불행은 그가 처한 현실의 차이가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같은 현실 속에서 불행의 냄새를 맡는 자는 불행하고, 행복의 기미를 찾아서 그걸 향유하는 사람은 행복한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 행복에 대한 고찰이 공감을 자아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장석주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292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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