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추천] 인기절정 ‘마라탕’의 맛 무엇?... “영혼이 불길에 휩싸이는 맛”(ft. 라화쿵부)
[주말 추천] 인기절정 ‘마라탕’의 맛 무엇?... “영혼이 불길에 휩싸이는 맛”(ft. 라화쿵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6.29 08: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마라쿵부 홈페이지]
[사진=마라쿵부 홈페이지]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요즘 한국에서는 양꼬치와 칭따오 맥주가 인기고 중국의 쓰촨요리 마라탕이 새롭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2017년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대학교 연설에서 전한 말이다. 이미 2년 전부터 유행의 조짐을 보였던 마라탕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인스타그램의 경우 ‘#마라탕’으로 태그된 게시물이 20만개에 육박한다. 또 최근 SNS상에는 ‘마세권’(마라탕 판매점을 역세권이 비유한 말 ), ‘마라위크’(마라 요리 먹는 주간 ), ‘마덕’(마라 덕후 ) 등의 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마라탕의 기원은 중국 장강(长江 ) 인근에서 뱃사람들이 물동이에 강물을 퍼 채소를 넣고 끓여 먹은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는 물론 해산물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었는데, 마라탕의 얼얼하면서도 매운 맛은 산초나무 열매인 화자오와 마른고추를 기름에 넣고 오래 발효시킨 향신료 때문이다. 마라탕의 마(麻 )는 마비, 라(辣 )는 맵다는 뜻이다.

중국 현지에서 마라탕은 동네 구석구석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분식점과 같은 곳이다. 마라탕은 각종 채소와 소시지, 어묵, 면 등을 직접 선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재료를 적절히 섞어 일괄적으로 판매하는 곳도 다수 존재한다. 중국에서 마라탕은 고추기름 등 간이 쎈 조미료가 가득 들어가 불량식품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 또 기존 마라탕 가게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중국 아이들은 “마라탕 먹지 말라”는 부모의 잔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장량마라탕 등 대형체인점이 생겨나면서 위생상태가 크게 나아졌다. 그만큼 가격은 비싸졌는데, 일반마라탕이 10위안(약 1,600원 )인데 반해 체인점의 마라탕은 15위안(약 2,500원 ) 수준이다.

마라탕에 넣을 재료가 진열돼 있다. [사진=마라쿵부]
마라탕에 넣을 재료가 진열돼 있다. [사진=마라쿵부]

이런 마라탕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더욱 비싼 몸으로 탈바꿈했다. 채소와 해산물, 어묵 등 내용물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재료비(물가 차이)의 영향이 크고, 또 중국과 달리 사골 육수를 사용하는 점도 가격 상승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 2010년 서울 대림동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7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마라탕 전문점 ‘라화쿵부’ 역시 100% 사골국물만을 사용한다. 기본 금액은 5,000원이며, 부가 재료(종류 44가지)는 100g에 1,600원씩 추가된다. 1인분 평균 가격은 대략 1만원이다.

최근 마라탕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피슈마라홍탕’ ‘하오판다’ ‘하이디라오’ 등의 가맹점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에 등록한 마라 음식점도 하우마라탕, 쏘핫마라탕, 탕화쿵부, 마라내음, 충칭마라훠궈 등 지난해보다 열배가량 늘어났다. 배달앱 요기요 역시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등록한 마라 요리 업체가 네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주문 건수는 여덟 배 늘어났다.

편의점 씨유(CU)는 지난해 ‘CU마라탕면’을 선보였는데 4개월간 판매량이 30만개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또 소스만 구매해 마라탕을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도 크게 증가했는데,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4월 마라탕 소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6% 증가했다. BHC치킨의 경우 지난 4월 마라 소스를 활용한 ‘마라칸치킨’을 출시해, 한 달 만에 판매량 15만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문학가 샤오춘레이는 책 『욕망과 지혜의 문화사전 몸』에서 “마라탕은 혀가 얼얼하고 입술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맵지만 먹는 순간 입맛이 도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런 맛은 미각이라기보다는 촉각에 가깝다. 마치 영혼이 불길에 휩싸여 통쾌하고 호방한 경계로 들어서는 듯하다”고 마라탕을 설명했다. 이번 주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매운맛을 경험해 보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