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윤효규 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 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희호 여사는 지난 9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정도로 병환이 위중해졌다고 알려졌다. 한 달여 전부터 앓고 있던 간암이 악화된 것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 여사는 그동안 노환으로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며, 올해 3월부터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VIP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이 여사는 1922년생으로, 이화여고와 이화여전,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했다. 또한, 미국 램버스대를 거쳐 1958년 스카렛 대학교에서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귀국 후 YMCA 총무와 여성문제연구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기독교 여성운동에 주력했다.
1962년 집안의 반대를 뿌리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했고 정치적 동반자로서 격변의 현대사를 함께했다. 1973년에는 일본에서 남편이 납치되는 사건을 겪었고, 1980년에는 남편에게 내란음모죄로 사형이 선고돼 고통을 겪었다. 내란음모죄 사건 당시에는 국제적 구명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1997년 김 전 대통령이 4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영부인으로서 여성문제 해결에 노력했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에는 사회봉사 단체 ‘사랑의 친구들’과 ‘여성재단’을 설립해 고문직을 맡기도 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영부인으로서는 최초로 평양을 방문했다.
2009년 김 전 대통령 별세 이후에도 동교동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으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자리를 지키며 대북사업을 도왔다.
매일 성경을 읽었던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고 알려졌으며, 생전에 인권과 여성문제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다수의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