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사례인 38일간 휴일 없는 연속 출근, 33시간 연속근무, 한 달 200시간 초과 근무, 평균 한 달 하루도 채 못 되는 휴일, 상사 및 동료의 괴롭힘, 퇴근하고도 못 마친 일을 집에 가져와서 해야 하는 상황, 갓 입사한 신입을 바로 현장에 투입하고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괴롭히며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상황 등은 어쩐지 우리나라에서도 있을 법한 일이다. 저자는 과로사와 과로 자살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며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문화권이기에 이 책이 보여주는 내용이 독자들에게 이질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과로 자살에 대한 통계자료의 수집과 문제의 정확한 진단과 이 문제를 사회적 공론으로 끌어올리고, 예방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에게 사회적 보호를 증진하고 전반적인 시장의 규율과 노동 권력을 강화하는 등 우리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 과로 자살
가와히토 히로시 지음 | 김명희, 노미애, 다나카 신이치 옮김 | 한울엠플러스 펴냄 | 280쪽 |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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