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떨지 않고 발표 잘하는 법… 한 가지만 기억하라!
[리뷰] 떨지 않고 발표 잘하는 법… 한 가지만 기억하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02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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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고난이 많았기 때문에 도리어 다른 사람들보다 두 배, 세 배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의 발전은 부족한 것을 깨닫고 개선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 혹은 자신의 실수를 부끄러워할 때 진정으로 발휘된다. 따라서 못하거나 실수를 했다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 대한민국 1호 전문 프리젠터이자 아나운서, 교수, MC, 강사 등의 타이틀을 가졌다면 “그쪽에 재능이 있었나 보네”라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그러나 그저 하고 싶다는 이유로 아나운서 공부를 시작했지만, 아나운서로서의 소양은 부족했던 저자 최현정에게 꿈을 향한 도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목소리가 너무 떨리고 톤이 불안정해. 게다가 사투리도 심하군. 이 정도 사투리는 고치기도 힘들 텐데…. 사투리를 고치지 않으면 지역 아나운서에 채용되기도 힘들 거야.” 지방에 있는 대학교의 안경광학과에 진학하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학한 수도권의 언론정보학과. 이곳에서 아나운서 출신 교수님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큰 충격에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저자에게 아나운서는 절실한 꿈이었다. 창피함에 지레 포기하지 않고 저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성능 좋은 녹음기를 산 것이었다. 이 녹음기를 늘 목에 걸고 다니면서 하루 동안 자신이 하는 말을 모두 녹음해 분석했다. 그 결과 저자는 표준어와 사투리의 아주 작은 차이점까지도 파악할 수 있었고, 자그마치 8년 만에 자신의 모든 사투리를 고칠 수 있었다. 

직장을 갖고 나서도 길은 순탄치 않았다. 아나운서로서 처음 투입된 한 방송에서 담당 PD는 “촬영 접자”고 말한 후 녹화 영상을 보여주며 저자의 어색한 표정과 목소리 톤, 뻣뻣한 제스쳐를 짚어주며 “아나운서도 대체로 연기가 필요한데 연기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자는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중 한 대기업이 부탁한 첫 프레젠테이션도 말아먹었다. 무려 32억짜리였다. 단점을 하나라도 잡아내기 위해 매의 눈으로 저자를 지켜보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저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블랙아웃’ 현상을 겪었다. 스피치 강사로서 한 대학교에서 진행한 첫 강의도 대실패였다. 저자는 100여 명의 학생 앞에서 횡설수설했다. 

그러나 저자는 엄청난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부단히 재도전했다. 하루 여덟 시간씩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표정과 대본 연습을 했고, 주말에도 회사에 출근해 프레젠테이션 관련 업계 책을 읽으며 공부했다. 강의를 하기 전에는 장소를 대여해서 수없이 많은 시간 연습에 몰두했다. 그 결과 한 PD에게서는 “같이 일했던 아나운서 중 베스트 3”이라는 말을 들었고, 대기업 프리젠터로서 업계 최고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또한 스피치, 프레젠테이션, 보이스 컨설팅 등 저자가 진행하는 강의의 만족도는 업계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이쯤 되면 다른 사람이었다면 으레 포기했을 상황에서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저자의 비결이 궁금해진다. 저자는 “말을 잘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발표에 대한 전문 지식이 아니다. 화법도 아니고, 이미지나 제스처 같은 발표 연출법도 아니다”라며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용기’다. 이 책에서 내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도 용기 있는 삶이 중요하다는 철칙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 즉 발표 공포증이 생겼을지라도 발표 자리에 다시 서는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 화법이나 손동작 같은 연출은 그 뒤에 적용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열었던 독자들 중 대다수는 아마 발표하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저자는 여러 장에 걸쳐 말 잘하는 ‘기술’들도 설명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저자의 ‘실패담’과 그것을 극복한 경험, 그리고 용기에 대해 설명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나서 챙겨야 할 오직 한 가지 가치 역시 ‘용기’이며, ‘용기’를 얻었다면 이 책을 다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일지도 모르겠다. 

『떨지 않고 할 말 다하는 법』
최현정 지음│라온북 펴냄│267쪽│14,500원

*해당 기사는 <공군> 4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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