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할머니가 손녀 가온이에게 보낸 사랑의 그림편지
[포토인북] 할머니가 손녀 가온이에게 보낸 사랑의 그림편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3.2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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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 책은 한 할머니가 손녀에게 쓴 80여 편의 그림편지다. 편지는 손녀가 ‘별님’이라는 태명을 가지고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손자가 세상에 태어나 ‘가온’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후로도 계속된다. 한 아이를 향한 사랑에 대한 스포트라이트는 보통 어머니와 아버지가 받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손녀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도 부모의 사랑 못지않게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의 저자 조양희는 1988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서 등단해 문단활동을 시작한 소설가다. 그의 에세이 『도시락 편지』 일부가 초등학교 5학년 국정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1996년에는 프랑스 파리 언론계가 선정하는 ‘세계를 빛낸 30인의 여성’ 친환경 부문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4년 출간한 『런던의 친환경 마을 베드제드에 가다』로 전국 도서관에서 뽑은 친환경 실천 교육책에 선정됐다.  

엄지 콩 공주님일까, 왕자님일까. 기적의 우리 만남이 하루 이틀 사흘로 디엔에이 연결 고리처럼 길게 이어져 가네. 함미가 보내는 파장이 별님이 성장에 맛난 양념이 되어 부드럽고 순조롭게 풀어져라. 네게 도움을 주려고 팍팍 좋은 파장을 보내고 있단다. 느껴지느냐? <16쪽>

우리 동네를 안내할게 가온아. 아장아장 네가 걸음마를 하게 되면 알게 될 동네야. 우리 집 동네는 가방이나 구두를 고치는 수선 가게가 두 집, 카페는 여덟 개가 넘나 싶어. 옛날 국시집이 제일 맛나단다. 언제 한번 오자꾸나. (중략) 그런데 어린이를 위한 마땅한 놀이터가 없어 널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할머니들이 왜 중얼중얼거리며 다닐까 이제 깨달았어. 손녀를 위해 기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보다. 함미도 다른 할머니처럼 “가온이를 주신 해님, 달님께 감사해요” 하며 중얼거리니까 그래. <50~51쪽>

하무이가 만든 상어는 네가 나기 전부터 우리 부엌을 지켜주는 대장이란다. 그땐 연어라 불렀는데. 그래, 그래, 상어 가족이다. 아빠 상어, 엄마 상어, 할부지 상어, 함미 상어, 오늘은 아가 상어랑 엄마 상어를 만들었어. 가온이는 어깨 팔, 손바닥으로 춤도 잘 추는구나. 친구들보다 말하기가 더디어도 괜찮다. 말은 나중에 천천히 하기로 접어 두자. <66쪽>

가온아, 전복 조개보다 어여쁘고 완벽한 너의 귀는 네 엄마 귀란다. 네 엄마는 예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야. 네가 엄마를 닮기보다 아빠를 욕심낸 생김새를 보면 이해하게 된단다. 은행 까풀 눈매랑 바로 아빠 조상님의 눈동자를 달라며 졸랐을 것이야. (중략) 함미는 가온일 볼수록 깨달아 가는 건 종합 선물이라는 생각뿐. 네 엄마도 남편의 모습을 닮은 공주님이길 그토록 바라던데 소원을 이뤘구나. (중략) 널 만날 때마다 함미 닮은 곳은 어디에 숨겨 놓았을까 보물찾기 중이란다. <92쪽>

『할머니 편지』
조양희 글·그림│아롬주니어 펴냄│128쪽│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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