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한 명의 천재보다 집단지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조환묵의 3분 지식] 한 명의 천재보다 집단지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9.02.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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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사고(Groupthink)와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냉전이 고조되던 1961년 미국의 케네디 정부는 망명한 쿠바인 3,000명을 쿠바의 피그만에 상륙시켜 카스트로 정부를 전복하려 했다. 그러나 상륙한 3,000명 대부분은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체포됐다. 문제가 많은 계획이었지만, 미국 정부 각료 회의에서 그 계획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쿠바의 피그스만 침공 사건이 실패로 돌아간 직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어떻게 내가 그렇게 바보 같을 수가 있었지?”라고 탄식했다고 한다.

이렇게 엉터리 같은 계획이 아무런 반대 없이 실행된 것은 바로 집단사고의 결과라고 미국 예일대학의 심리학자인 어빙 재니스(Irving Janis) 교수는 일갈했다. 그는 집단사고(Groupthink)를 응집력이 강한 집단의 구성원이 어떤 현실적 판단을 내릴 때 만장일치를 이루려고 하는 사고의 경향이라고 정의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집단 착각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 어리석은 결정을 할까? 집단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조직에는 공통적으로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기 확신이 강한 리더가 존재해 다른 의견을 무시한다. 둘째 전문가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동조화가 더 빨리 일어난다.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일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구성원의 상호 유대감이 강해 동질성을 추구한다. 

집단사고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사소하고 일상적인 결정을 할 때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문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다. 그룹 내의 화합을 깨지 않으려는 욕망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 위험이 높다. 

그러면 집단사고는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인가? 해결 방법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다. 재니스 교수는 집단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집단 구성원에게 집단사고가 무엇인지 그 원인과 결과를 정확히 알려주고, 반대를 전담하는 역할을 한 명 이상에게 맡기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결국 조직에 합리성이 뿌리를 내리려면 무엇보다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 합리성은 다양성 위에 성장한다.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구성원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구성원이 조직 안에 있으면 같은 사안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면서 다양한 의견을 내게 되어 최상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따라서 성공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잡종강세는 이런 배경에서 나온 말이다.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잡종교배로 태어난 잡종 1세대는 부모의 강점만을 닮아 여러 면에서 부모세대에 비해 우수하다. 이것을 잡종강세라고 부른다. 반대로 동종끼리 근친교배가 장기간 지속되면 열성 유전자의 발현으로 기형이나 저지능, 그리고 면역력이 낮은 열성개체가 태어난다. 

동종교배가 집단사고의 원리와 비슷하다면, 잡종 강세는 집단지성과 비슷하다.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란 다수의 개체가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일컫는다. 집단지성은 개체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이는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휠러(William Wheeler)가 개미의 행동을 연구해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개미들이 협력해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어내는 것을 관찰한 결과, 개미는 개체로는 미미하지만, 집단으로는 높은 지능체계를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집단지성은 사회학이나 과학,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를 꼽을 수 있다. 위키피디아는 지식과 정보의 생산자나 수혜자가 따로 없이 누구나 생산하고 공유하면서 계속 진보하는 집단지성의 특성을 보여준다. 브리태니커백과사전보다 10배나 더 방대한 지식을 축적했고 200여 개의 언어와 수백만 개의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영국의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오류 수준도 브리태니커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저자 돈 탭스콧(Don Tapscott)는 똑똑한 소수가 경제를 이끌던 이코노믹스(Economics)의 시대가 끝나고, 다수의 집단지성이 경제를 주도하는 위키노믹스(Wikinomics)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이미 많은 경영학자는 ‘한 명의 천재가 전체를 먹여 살리는 일은 20세기 말에나 가능했다’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는 창조와 혁신으로 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시대에는 한 명의 천재보다 집단지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에서 발췌, 편집)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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