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행복하지 않은 학교를 만들어 놓고, 경쟁밖에 남지 않은 살벌한 입시지옥에 애들을 몰아넣고 어른들은 묻는다. 왜 불평불만이 가득하냐? 왜 친구들과 다투냐? 왜 버릇없이 행동하냐? 왜 공부 안 하고 게임만 하냐? 결과적으로 우리 기성세대는 아이들의 행복을 외면했다.” 이 책의 저자인 KBS ‘운동장 프로젝트’ 제작팀이 가진 문제의식은 이것이었다. 그리고 제작팀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오직 ‘함께하는 운동’이라고 말한다.
서울 오산중학교의 명물은 축구팀 ‘FC 오산’이다. 나이지리아, 프랑스, 파키스탄… 외모와 성격이 각양각색인 아이들이 선수로 뛰고 있다. 출신 배경이나 피부색은 오산중학교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축구동아리에서는 그저 똑같은 한 명의 부원일 뿐이다.
운동은 함께하는 이의 인성을 알 수 있게 한다. 사진은 선천성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열두 살 제러드에게 악수를 하는 레슬링 유망주 저스틴의 모습이다. 저스틴은 이 경기에서 승리보다는 아름다운 패배를 택했다.
일본의 전국 고등학교 체육대회 ‘인터하이’는 출전 자체가 가문의 영광이 되며, 전체 고등학생 대략 320만 명 중 120만 명이 참가하는 대회다. 일본의 학생 체육 문화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은 스포츠와 음악, 미술 등을 포함한 방과 후 특별활동 ‘부카츠’다. 일본에서는 ‘부카츠’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오히려 소수다.
2016년 달리기 시합에서 나란히 함께 손을 잡고 들어온 달산초등학교 아이들이 화제가 됐었다. 운동은 경쟁만을 가르치는 어른들에게 혼자가 아니라 다 함께 이기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이는 학교체육 선진국에서는 이미 상식이다.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
KBS ‘운동장프로젝트’ 지음|해냄 펴냄|352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