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이정미 단식’ 향후 전망은?... 최장 기한은 72일
‘손학규·이정미 단식’ 향후 전망은?... 최장 기한은 72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12.11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6일째를 맞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출처=연합뉴스]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6일째를 맞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지 6일째(11일 기준 )를 맞았다. 그간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 야3당은 선거 득표율이 정당 의석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맹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내년도 예산안과 결부해 함께 처리할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야3당이 배제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결국 손 대표와 이 대표가 단식 농성을 선언했다. 11일 손 대표는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제 개혁을 통해 촛불혁명이 요구했던 민주주의를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며 “여야 교섭단체가 확실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선거법 개정에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며 “많은 분이 걱정하는 만큼 손 대표와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해 확답을 피하면서 단식 중단의 명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속에서 단식투쟁이 계속되면서 사건 해결의 열쇠를 쥔 민주당과 한국당은 불리하게 작용할지 모르는 여론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그간 수많은 정치인, 유명인들은 단식을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수단으로 삼아왔다. 단식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은 비폭력주의자인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다. 그는 1948년 1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으로 인도에서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하자 당시 78세의 나이로 3주간 단식투쟁을 벌이면서 종교 지도자들의 잠정적 화해를 끌어 낸 바 있다. 단식이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한 사건으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책 『영원한 라이벌 김대중 vs 김영삼』에 따르면 서슬 퍼랬던 전두환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언론통제 전면 해제 ▲정치범 석방 ▲해직 인사 복직 ▲정치활동 규제 해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 5개 요구사항을 내걸고 23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비록 요구사항을 모두 얻어낼 수는 없었지만, 2년간 이어져 온 가택연금을 해제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1990년 10월 8일부터 13일간 단식을 벌였다. 당시 3당 합당으로 국회의원 절대 다수를 차지한 민주자유당이 내각제 개헌을 꾀할 조짐을 보이자 김 전 대통령은 내각제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시 등을 주장했다. 단식은 당시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찾아와 김 전 대통령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면서 끝이 났다.

하지만 단식투쟁이 항상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1978년 11월 청주보호감호소에 수감된 최남규, 김용성, 변형만 등의 비전향장기수들이 교정환경에 항의하며 단식투쟁에 들어가자 교도소 당국은 강제 급식을 시행했고 이 과정에서 두 명(김용성, 변형만 )이 사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책 『야만 시대의 기록』에서 “한 번에 네 사람씩 붙들어다 의자에 묶어 앉혀놓고 고개를 젖히고 강제로 입을 벌려 목구멍에 호스를 밀어넣었다”며 “(최 동지가) 끌려들어가 보니 김용성 동지가 입에 거품을 물고 죽어가고 있었다. 최 동지는 ‘호스가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간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고 적었다.

이런 가학적인 억압행위가 없더라도 단식은 건강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다. 오랜 단식은 칼슘 손실로 뼈와 치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식투쟁을 한 사람들은 골다골증과 치아가 빠지는 후유증을 안고 사는 것으로 알려진다. 무허가 방북으로 수감돼 단식농성을 벌였던 소설가 황석영은 책 『황석영의 밥도둑』에서 “(단식을 하면) 체내에서 칼슘이 급속하게 빠져나가는 관계로 (건강에 ) 최악의 영향을 준다. 그래서인지 정치범들치고 몇 년 살고 나와서 이가 성한 사람이 드물다”며 “문익환 목사는 감옥에서 한 번 살고 나올 때마다 이가 서너대씩 빠졌다고 한다. 나 역시 위에 여섯 대, 아래에 다섯 대 해서 열한 대가 망가졌다”고 적었다.

해외에서는 단식으로 사망에 이른 사례도 있었다. 1921년 영국을 상대로 독립투쟁을 하던 IRA(아일랜드 독립군 ) 소속 테런스 맥스위니는 73일간의 단식 투쟁 끝에 목숨을 잃었다. 이후 추가적으로 IRA 조직원 총 12명이 단식으로 숨을 거뒀는데, 이때부터 단식의 최대시한은 72일로 여겨졌다.

6일째를 맞은 이 대표와 손 대표의 단식 투쟁, 시간이 길어질수록 단식에 임하는 사람과 바라보는 사람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사건해결의 키를 쥔 민주당과 한국당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