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포르투에 가게 될 ‘언젠가’를 ‘이번 여름’으로 바꿨다. 돌아보니 그 결정은 그해에 내가 가장 잘한 일이었다. 단 하나의 풍경 때문에 여행은 시작되기도 한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저자의 포르투갈 여행은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그러나 여행은 충동성이 없다면 가기 힘들지도 모른다. 2017년 여름, 리스본에서 열흘, 포르투에서 20일 그리고 그해 겨울 포르투에서 사흘. 저자는 도시가 주는 영감을 놓치지 않으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수집을 했다. 숱한 여행기에 비해 체계적이지도 않고, 유명한 관광지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저자는 “보물찾기를 하듯 이 책에도, 어디에도 나오지 않은 장소들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우연에 맡겼다”고 말한다.
7개의 언덕이라는 별명을 가진 리스본은 포르투갈어로는 리스보아라고 한다.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연 해양 강국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은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도시 풍경, 바다처럼 시원스러운 테주강, 온화한 기후와 저렴한 물가로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보석 같은 도시다.
리스본 알파마 지구에 위치한 이 카페의 이름은 ‘카페 다 가라젬’, ‘창고 카페’라는 뜻이다. 극장 전시장 카페 등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도시의 풍경은 고단함마저 잊게 한다. 커다란 격자무늬 창문 너머로 스치며 봤던 알파마 지구의 집들이 오밀조밀 언덕을 따라 높낮이를 달리하며 펼쳐졌고,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발간 지붕이 어우러지며 산뜻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리스본에서 가장 큰 광장인 ‘코메르시우 광장’이다. 탁 트인 광장 뒤로 흐르는 드넓은 테주강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본다면 바다처럼 보인다. 광장의 중심에는 돈 호세 1세의 기마상이 서 있다. 돈 호세 1세는 1755년 리스본 대지진이 일어나 폐허가 된 리스본을 현재 리스본의 모습으로 재정비한 왕이다. 제2의 번영기를 누리던 왕정은 1908년 카를로스 1세가 마차를 타고 이 광장을 지나다 공화당원에게 총을 맞아 사망하는 사건으로 막을 내린다.
저자가 리스본에서 머물던 숙소 사진. 숙소의 창밖으로 건너편 건물의 붉은 지붕이 보이고, 작은 테라스로 나가면 테주강이 흐르는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신의 포르투갈은 어떤가요』
영민 글·사진|북노마드 펴냄|464쪽|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