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점(溫點)으로 전하는 아름다움 조영미 스카프전
따뜻한 점(溫點)으로 전하는 아름다움 조영미 스카프전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8.10.02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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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미 작가
조영미 작가

[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섬유 작가 조영미의 제15회 개인전이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인사동 성보 갤러리에서 한국적 이미지를 찾는 작업을 주제로 개최된다.

문화 상품 개발을 목적으로 제작된 스카프들은 설치된 전시 공간과 더불어 섬유 조각의 형태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작업에서 표현된 이미지는 동양화의 태점(苔點)에서 비롯됐다.

태점이란 동양화에서 바위나 산, 나뭇가지 등에 자라는 이끼 등을 표현하기 위해 찍는 점을 말하며, 이는 다소 경직되거나 정형화됐다고 여겨질 수 있는 동양화의 풍경을 마치 흐트러뜨리기라도 하듯 무심하게 툭툭 점들을 찍어냄으로써 화폭의 부위기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리며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조영미 작가는 태점을 그림 속 온점(溫點)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동양화와 이를 감상하는 이들의 마음을 동시에 따뜻하게 하는 온점은 화면에 동적인 요소를 불어 넣어 물체의 표현을 생기 있게 완성시킨다.

작가는 단순한 형태로 그림 전체에 생기를 주면서도 그림을 완성에 이르게 하는 태점 내지 온점의 역할에 주목해 이를 소재로 한 작업들을 계속해 왔다.

(왼쪽) 온점(溫點) 01 / 100x210cm / silk, wool/ nuno felted (오른쪽) 온점(溫點) 03 / 60x110cm / silk, wool / nuno felted
(왼쪽) 온점(溫點) 01 / 100x210cm / silk, wool/ nuno felted (오른쪽) 온점(溫點) 03 / 60x110cm / silk, wool / nuno felted

조 작가는 “나에게 스카프라는 공간은 바위나 산과 같은 상상 속의 자연으로 여겨지곤 하는데, 스카프라는 단색의 바탕 위에 펠트로 만들어지는 점들은 그 안에서의 따뜻하면서도 생기 있는 변화를 의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동양화의 태점을 주제로 하면서 태점이 주는 따스한 느낌을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섬유 공예 기법인 누노 펠트를 사용했다.

누노 펠트란 양모를 실크 위에 올려놓고 비눗물을 뿌린 후 압력을 가해 오랜 시간 굴리는 기법으로, 이 과정에서 실크에 양모가 불규칙하게 축융돼 독특한 질감이 형성된다. 덧붙이는 섬유의 조직, 두께, 밀도, 성분에 따라 펠트는 마음대로 주름을 만들며, 원래의 계획 이외에 상상할 수 없는 우연성을 더한 조형적 매력을 갖게 된다.

작가는 누노 펠트가 지니는 비정형과 정형의 혼합성, 사용자의 변형에 따른 불규칙성에 매료다고 전하며 누노 펠트는 양모만으로 제작된 펠트와는 달리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포근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왼쪽) 온점(溫點) 04 / 60x100cm / silk, wool / nuno felted(오른쪽)온점(溫點) 02 / silk, wool/ nuno felted
(왼쪽) 온점(溫點) 04 / 60x100cm / silk, wool / nuno felted (오른쪽)온점(溫點) 02 / silk, wool/ nuno felted

누노 펠트 기법을 통해 태점은 실크 스카프 위에 편안하게 이완되어 표현되고 있다. 작가는 드러나지 않고, 조용하지만, 정감 있게 주위와의 조화를 이루어 낸 태점에 따뜻한 기운의 점이라는 의미를 담아 온점이라고 새롭게 정의내리고 싶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보는 이들에게 이성적 절제의 바탕 위에 따뜻한 점들이 주는 평온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작가 조영미는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제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 및 제37회 한국 공예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그동안 14회의 개인전시 등을 통해 섬유로 전하는 감성을 표현해 왔다.

지난 2012년에 신당 창작아케이드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신당 공작-100m안의 사람들’ 참여를 시작으로 협업에 의한 공예상품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2015년 9월 “신당동 봉제공장과 희망 꿈꾸기” 서울문화재단의 전시지원으로 그동안의 섬유상품등을 선보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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