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중국의 눈에 비친 마이클 샌델의 '정의'
[책 속 명문장] 중국의 눈에 비친 마이클 샌델의 '정의'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9.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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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제9장은 개인이 원자론적이고 자율적인가 아니면 근본적으로 사회적인가를 중심 논제로 다룬다. 이와 같이 명백히 추상적인 구별은 많은 실천적 내용을 함축하고 있어서, 자신의 조국 또는 조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개인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답변을 제시한다. 예를 들면 현재 살아 있는 미국인, 호주인, 독일인, 일본인이 각각 링컨 대통령이 폐지하기 이전의 노예제도에 대해, 과거 호주의 토착 민족 학대에 대해, 홀로코스트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노예에 대해 사죄할 의무가 있는지 혹은 자신의 정부에게 사죄하도록 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있다. <48쪽> 

마이클 샌델의 정치 이론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됐다. (중략) 사람들은 정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생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市場) 방식의 추론이 미치는 해악, 더 일반적으로 말해 시장 기반 사회에 고유한 도덕적 결함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샌델의 정치철학은 학자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정치 이론의 도움으로 일상의 도덕적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영감을 줬다. 중국인들이 샌델의 정의론에 관심을 크게 갖게 된 연유는 중국 사회에 공공철학이 공허하고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급성장하는 시장 경제 속에서 중국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중국 사람들에게 정치 이론과 도덕적 담론은 시장 기반 추론이 야기하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샌델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필요가 충족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대중들이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그리고 더 효율적으로 인식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107~108쪽>

마이클 샌델은 어떤 철학자보다 이 문제를 명료하게 분석한다. 오늘날 미국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내가 크게 우려하는 문제가 샌델의 문제의식과 겹친다. 도덕적 가치의 침식, 거의 모든 것의 상품화, 사회 참여의 감소, 시민의식의 상실, 정부에 대한 불신과 같은 문제들이다. 마이클 샌델은 좋음이 옳음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 도덜철학과 정치철학에 지배적인 서구의 패러다임과 선을 그었다. 이 점에서 우리가 일치하는데 아마 공자도 그럴 것이다. 샌델이 지배적인 서구 철학과 단절된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주장으로는, 개인이 완전하게 자유롭지 않다는 것, 그가 자라난 사회에 도덕의 부담을 진다는 것인데, 사실 이 부분은 롤스에 대해 샌델이 비판한 요지이기도 하다. <274쪽>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펴냄|464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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