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개혁과 세력화
정치개혁과 세력화
  • 독서신문
  • 승인 2008.02.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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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 김성현     ©독서신문
대선 이후 각 정당들의 관심은 바로 총선과 연결되고 있다. 다른 어느 때보다 대선과 총선 사이의 간격이 짧고 새정부 출범에 따른 절차 등을 거쳐야 하기에 시일이 촉박할 수밖에 없다. 이 짧은 기간 안에 당을 추스리고 역량과 신망을 두루 갖춘 후보를 발굴해 내는 과정까지 거쳐야 하니 정말 분주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 와중에도 물갈이론과 새로운 인물 영입 등에 따른 이합집산도 이어지기 마련이다.

한나라당은 당헌당규에 규정된대로 공천하겠다는 한편과 정치적 보복이라며 반기를 드는 다른 한편이 갈등을 빚고 있으나 내가 보기엔 결국 당내 세력 싸움일 뿐이다. 개혁공천과는 거리가 먼 세력 싸움에 그쳐서는 전망이 어둡다는 내부평가에도 불구하고 이후를 도모하는 세력의 입장에서는 귀기울일만한 사안이 아닌 모양이다. 원래 제대로된 보수는 도덕적인 부분에서 훨씬 명확한 입장을 가진다. 보수와 부패가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현실은 우리나라 보수의 잘못된 관행 탓이다. 이를 극복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대통합민주신당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최대세력이 대선 패배 이후 주도권을 다른 세력에게 넘길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부는 개혁공천 등을 명분으로 대규모 물갈이를 통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당내 최대세력을 갖춘 세력은 지역당으로의 회귀라는 부정적 평가를 듣더라도 이후를 도모하기 위해 세력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감에 결집력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국민의 평가라는 두려운 과제 앞에서도 여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후일의 도모를 위한 세력 싸움으로 비치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내부적 사정이 외부로 공론화되어 나오는 일이 드물었던 과거와 달리 심각한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나름의 가치를 가진 이들의 모습이니만큼 슬기롭게 극복할 가능성을 기대하며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에 아직 못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역시 내부의 세력 싸움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세력으로 대결하고 사안에 대한 입장으로 다른 판단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적 절차로 보면 그른 바는 아니다. 다만 그것이 명분은 그럴듯하게 내세우면서도 내용으로는 사실상 자기 세력에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이라면 문제가 크다. 외부의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그 옥석을 구분하기 쉽지 않기에 나쁜 말로 하면 이래 속고 저래 속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누적되면 돌이킬 수 없는 민심이반을 낳는다. 그것이 두려워해야 바른 정치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정치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일수도 있다. 물론 이 ‘서비스’라는 말이 갖는 함의가 여럿이기에 부정적 측면으로 해석하자면 바르지 않은 이해일 수 있으나 좋은 상품을 잘 표현하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사후서비스까지 하는 것이라 이해한다면 정치는 분명히 서비스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치는 좋은 상품이라 우격다짐으로 강조하는 강매에 가까운 부분이 있었다. 섬세한 사용설명이나 불량상품에 대한 교환 및 폐기 조치 등에 대해서는 무관심에 가까웠던 것이다.

선거법 위반이나 정치자금 관련 불법으로 사법적 조치를 당한 이들은 당연히 퇴출되어야 마땅하다. 시일이 흘러 사면복권 되었다 하더라도 좋은 상품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지역민의 심판을 정확히 받아보고자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정당보조금을 받는 정당의 입장에서 그들을 공천하는 것은 바른 일로 보이지 않는다.

정치개혁은 그만큼 멀고도 지난한 길이다.
기대 섞인 전망을 갖기에는 아직 난망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기대를 포기하지 못한다. 정치개혁은 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기에 같은 마음과 같은 지향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세력화해야 할 것이다. 세력화하는 것이 나쁜 방향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참 좋은 시도일 수 있는데 세력만 되면 집단적 입장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니 그것이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출신이나 정치의 시작점이 어디든 국민을 위한 정치서비스에 대한 같은 시각을 가진 이들의 세력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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