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열차 카페 안에 도서실을 만들자
달리는 열차 카페 안에 도서실을 만들자
  • 이병헌
  • 승인 2008.02.20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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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임성중 교사)
▲ 이병헌     ©독서신문
 요즈음 어디를 가도 책 읽는 사람들이 눈에 뜨인다. 그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공공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는 것이 생활화된 모습을 보인다. 전철 안에서는 흔들림도 강하지 않아 책을 읽기에 적당하다. 잠깐 동안의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그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시간 활용을 잘 하는 모범이 된다. 가벼운 소설을 읽는 사람들, 눈이 빠져라 원서를 읽으면서 공부하는 학생들, 그날의 소식을 만나기 위해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내용의 책을 읽는 경우를 만날 수 있다. 요즘은 일반화된 경향이고 또 권해야 할 일이다. 선진국의 여행을 하는 경우 기차 안에서나 카페에서 심지어는 길에서도 책 읽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지금 우리들도 그런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기차 여행을 하다 보면 기차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가벼운 만화부터 전공서적까지 읽는 경우를 만날 수 있다. 며칠 전 장항선 열차를 이용해서 여행을 한 적이 있다. 좌석이 없어 우연히 올라간 곳이 4호차 였는데 그 곳은 달리는 열차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우선 신선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곳에는 매점이 설치되어 승객들에게 커피와 가벼운 스넥류를 제공해 주어서 여행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놓았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오락기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인터넷이 설치된 컴퓨터가 있어서 그 안에서도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속도는 느렸고 끊기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했으나 점점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그 곳은 노래방 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기차 안에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갖춘 카페가 등장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승객들이 앉아서 가벼운 음식을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았는데 책이 없었다. 그 곳에 도서를 비치해서 사람들이 읽을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물론 방법론적으로 쉽지는 않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속해있는 모임에서 발간한 책을 한 기차역의 서고에 몇 권 가져다 놓았는데 한 달도 안 되어서 전부 없어진 것을 발견하면 마음이 아픈 적이 있다.

달리는 카페 안에 작은 서고를 마련하고 빌려 읽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우선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않으면 그 곳에서 빌린 책을 가지고 갈 경우도 있을 것이고 훼손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방법은 신분증을 맞기고 몇 시간 책을 빌려서 읽도록 하면 어떨까? 개인정보 누출이 염려되면 신분증 대신에 책값에 해당하는 돈을 맡기고 책을 반납 받을 때 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무료로 어렵다면 유료화해서 한 권에 1,000원 정도를 내고 여행하는 동안에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책값에 해당하는 돈을 받고 책을 빌려 준 후에 책을 돌려받을 때는 그 돈에서 1,000원을 빼고 돌려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효율성에 대한 찬반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열차 카페처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에 결과에 의해서 확대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기차 카페가 설치된 장항선4호 객실이 작은 도서관이 된다면 철도청의 국민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면이 될 수가 있다.  

 언젠가 한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책을 읽자’는 켐페인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한 권의 책을 선정해서 국민들이 읽을 수 있도록 했는데 폭발적이었다. 책을 읽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 길러진다. 온 가족이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하는 동안 책을 읽으면서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들의 사고력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논술 능력이 쏙쏙 자라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것을 위해서 달리는 열차 카페 안에 작은 도서실 하나 마련한다면 많은 호응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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