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의 끝머리에서
서점의 끝머리에서
  • 관리자
  • 승인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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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최근 교보문고 잠실점이 문을 열었다. 이번 교보문고 잠실점의 개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크다. 첫째로 규모의 대형화이다. 최근 경제의 세계적 흐름은 규모의 경제, 대형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대형 할인마트와 대형음식점등의 등장으로 인해 지역상권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이번 잠실점의 개점으로 교보문고는 서울에만 3개의 초대형 서점을 갖게 돼 아직까지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계 대형 서점의 도전에 맞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또 이번 잠실점은 기존의 대형 서점들과는 달리 문화휴식공간으로의 역할에 많은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원형의 휴식 공간인 ‘티움’과 북카페, 어린이를 위한 ‘키즈가든’과 수유실 등은 그동안 책 판매에만 주력해온 서점들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최근의 흐름 자체가 주5일 근무제등을 통해 여가활동의 시간이 많아지고 논술의 중요성으로 인해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서점이라는 개념이 대형서점이든 소형서점이든 문화공간이라는 인식보다는 백화점식 매장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고객들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문화휴식공간을 조성한 것은 반길만한 일인 것이다. 이러한 점 등을 통해 볼 때 교보문고 잠실점의 입점은 강동지역 뿐만 아니라 성남 분당 등 지역의 문화발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하지만 교보문고 잠실점의 개점이 모든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진 않는다.  잠실점의 등장으로 명암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상권적으로 볼 때 잠실점의 등장은 대다수 업체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교보문고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그러기 때문에 놀이문화의 대표격인 롯데월드와의 조화와 경쟁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경쟁업체가 될 수밖에 없는 지역의 중소서점들에게 교보 잠실점의 입점은 악재를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많다.

 당장 지역 서점들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20~30%의 할인행사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힘겹게 유지해오던 도서정가제가 무의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교보문고 잠실점의 등장이 이 지역 중소서점의 생존을 좌우하는 요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형할인점의 등장여파에서 알 수 있듯이 대형서점의 등장은 생계형서점에게는 엄청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시장의 원칙에 입각한 규모의 대형화를 탓할 순 없다.

  생계형 업체의 몰락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의 정책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일반적인 이윤창출이 목적이 아닌 문화적 측면에서 중소서점에 대한 고려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

 

독서신문 1399호 [200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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