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에 불어온 '아이돌셀러' 훈풍… '모모문고'까지 등장
출판계에 불어온 '아이돌셀러' 훈풍… '모모문고'까지 등장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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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아이돌셀러로 인해 침체된 출판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아이돌셀러는 아이돌 파워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지칭한다. 주로 시, 소설, 산문이 대상에 속한다. 

대표적인 아이돌셀러는 『82년생 김지영』이다. 이달 들어서만 6만부 넘게 팔리면서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9일 팬미팅에서 아이린이 소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거기에 아이린이 "페미니스트 소설을 읽고 페미니스트를 선언했다"고 주장하는 남성 팬들이 사이버상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관심은 증폭됐다. 일련의 모든 상황이 책 판매를 이끌었다. 

아이돌그룹 '워너원'의 위력 역시 대단했다. '워너원' 멤버 강다니엘은 지난달 18일 새벽 팬들과의 라이브방송 중에 "'시요일'로 시를 읽고 가사를 쓰기로 해요"라고 말했다. 이후 창비의 휴대폰 시(時) 어플리케이션 '시요일'에 접속이 폭주했고, 4시간 넘게 접속이 마비됐다. 18~19일 이틀간 시요일 다운로드 수는 1만5000건에 달했다. 

지난 1월에는 '엑소' 세훈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람에게 미움 받고, 시간에게 용서받았던"이라는 산문집 한 구절을 올렸다. 해당 구절이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의 일부로 밝혀진 지 한 시간 만에 4000부가 판매됐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면서 관심을 모은 단편집 『바람의 열두 방향』은 4년 전 나온 책인데도 1만5000여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여름 JTBC <효리의 민박집>에서도 아이유가 『인간실격』을 읽고 있는 모습을 비쳐 해당 도서가 큰 관심을 받았다. 같은 방송 후속 편에 등장한 박보검이 읽던『쓰기의 말들』에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 출판사 협찬?… NO 

방송에 흔히 등장하는 제품간접광고(PPL)로 오인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이돌 협찬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불황을 겪고 있는 출판업계가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공이 100%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례로 독서광으로 알려진 동방신기 최강창민은 지난해 책『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를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했지만 온라인상에서 책 제목 검색이 늘었을 뿐 판매량과 직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타가 소개하면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소속사에 책을 보내는 출판사가 늘고 있다. 아이돌이 읽고 소감을 표현하면서, 팬들에게 홍보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 스타 책 소개 방송… '모모문고' 

모모문고는 아이돌이 출연해 문화생활을 공유하며 책을 추천하는 웹예능이다. 올해 2월 선보인 이래 'B.A.P' 영재, '인피니트' 장동우, '오마이걸' 유아, 윤하, '펜타곤' 여원, '골든차일드' 김지범 등이 출연했다. 출연자는 자신이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그 이유와 함께 진솔하게 소개한다. 특히 윤하가 선정한 일본 작가 마스다 미리의 만화 『오늘의 인생』이 매출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 덕질에 불과 vs 긍정효과 크다 

오랜만에 출판계에 불어온 훈풍에 출판계는 고무된 분위기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아이돌을 통해 문학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책 판매도 늘어 긍정적인 현상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에게 알맞은 책을 고를 줄 아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 올바른 독서인의 자세"라며 "아이돌을 무작정 따라 하는 자세는 '덕질'에 불과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보는 시각은 나뉘지만 아이돌셀러가 문학의 사회적 관심을 넓히고 매출증대 효과를 이끄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아이돌셀러 현상을 통해 독서 저변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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