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 ‧ 합격', 하나은행 채용비리 '윗선' 개입 정황
'장(長) ‧ 합격', 하나은행 채용비리 '윗선' 개입 정황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2.09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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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담당자들 수첩서 윗선 지시 암시 메모 확보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EB하나은행(은행장 함영주) 인사 담당자들의 수첩에서 윗선 지시를 암시하는 메모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9일 검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대검찰청이 지난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이첩한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 관련 참고자료 가운데 인사 담당자들의 수첩에서 '장(長)'과 '합격' 등의 글씨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직원 선발 과정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관리된 명단이 없다"며 채용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해 온 하나은행에 대한 이번 검찰 수사는 해당 메모의 내용이 실제 윗선 지시를 뜻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메모는 짤막한 낱말들만 나열돼 있어 그 자체만으로는 정확한 의미나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인 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해당 메모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또는 함영주 하나은행장 등 윗선을 지칭하는 일종의 은어 또는 약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메모를 작성한 배경과 메모의 뜻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8일 수사팀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을 압수수색 해 인사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인사 담당자들을 불러 메모 속 '장'이 누구를 뜻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며, 검찰은 채용비리의 윗선으로 지목된 이들이 사실관계를 부인할 경우 진술만으로는 혐의 입증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담당자들의 진술과 함께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메모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사 담당자들이 채용비리가 문제 될 때를 대비해 '윗사람의 강압에 못 이겨 한 행동'이라는 책임 회피성 허위 메모를 남겨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은행 사외이사나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 명단인 이른바 'VIP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입사 과정에 특혜를 주고, 서울대·연세대·고려대·위스콘신대 등 특정 학교 출신 지원자의 임원 면접 점수를 임의로 올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금감원 조사를 통해 파악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이뤄진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의심 사례 총 22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건이 하나은행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 특정 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이다.

하나은행은 VIP 리스트를 작성·관리하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등 특정대학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고 한양대 분교, 카톨릭대, 동국대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내리는 방식으로, 지난 2016년 신규채용 당시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을 불합격 대상에서 빼내 합격처리 하기 위해 임원 면접점수를 임의로 올렸다.

또한, 사외이사 관련자는 필기전형,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수준이었음에도 전형 공고에 없는 글로벌 우대로 전형을 통과시켰고, 임원 면접점수도 3.8점에서 3.9점으로 임의로 조정해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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