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상무의 毒舌 讀說] 독서의 마태 효과 - 독서 체험에 따른 사고 능력의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심화된다
(7) [한상무의 毒舌 讀說] 독서의 마태 효과 - 독서 체험에 따른 사고 능력의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심화된다
  • 독서신문
  • 승인 2018.02.0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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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문학과 독서이론 등을 강의한 ‘전형적인 문과형 선비’ 한상무 강원대학교 명예교수가 뇌인지신경과학을 10년간 독학, 독서를 통한 뇌의 활동성을 입증하는 책을 냈다.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은 많지만 뇌인지신경과학 비전공자가 과감하게 최신 연구성과를 집대성하며 이처럼 독서효과를 입증한 예는 없다.
한 교수가 최근 펴낸 책은 『책을 읽으면 왜 뇌가 좋아질까? 또 성격도 좋아질까?』(독서신문 9월 13일 온라인 보도)이다. 말 그대로 책을 읽으면 뇌가 좋아지고, 성격도 좋아진다는 논리를 빈틈없이 담고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한상무 명예교수의 기고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독서는 왜 중요한가를 귀 기울여 들어본다. <편집자>

 

한상무 강원대 명예교수

독서 분야에서 일부 학자들은 이른바 ‘마태 효과’라는 용어로 독서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마태 효과란 애초에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주창한 견해를 심리학자인 키이스 스타노비치가 학생들의 독서 문제에 적용해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마태 효과란 명칭이 붙은 근거는 기독교 《신약성경》중 마태복음에 등장한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요컨대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나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관찰되는 부의 집중, 혹은 소득의 불평등 현상을 지적하기 위해 널리 사용돼 왔다.

이를 독서 발달 과정에 적용한 스타노비치에 의하면, 독서 기능을 삶의 초년기에 성공적으로 습득한 아이들은 흔히 성장해 가면서 이후에도 독서에서 성공을 거두는 반면, 초등학교 입학 전후에 독서 학습에 실패한 아이들은 새로운 지적 기능들을 학습하는 데 평생에 걸쳐 문제점을 안고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서 지진아는 독서량이 부족해서 동료들과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후일 여러 과목의 학습을 위해 독서를 할 필요가 있을 때, 이 아이들의 독서 곤란증은 대부분의 학과목 학습에서 곤란을 초래할 수 있다. 언어, 특히 독서는 다른 많은 학과목을 학습하는 도구 교과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독서 지진아는 학교에서 점점 더 뒤떨어지며, 동료들보다 훨씬 더 빨리 낙오될 수 있다. 

“독서는 당신이 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친다.” 스타노비치의 이런 견해는 오늘날의 뇌/인지 신경과학적 연구에서도 과학적으로 밑받침되고 있다. 뇌 신경과학자인 제이슨 골드먼 등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독서 체험과 독서 기능, 그리고 뇌의 피질 두께 간의 상관성 패턴을 연구했다. 

독서 행동 측정과 뇌 신경영상술을 사용한 연구의 결과, 더 많은 독서 체험을 가진 독자는 보다 높은 독서 기능을 가진 독자이며 이들은 좌반구의 독서 연결망 내에 보다 두꺼운 피질을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바로 독서 체험, 독서 기능, 그리고 피질 두께는 아동기부터 성인기까지 독자의 뇌 발달 과정 전반에 걸쳐 종국적으로 상관돼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증거다.

"그러면 피질 두께가 두껍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캐나다 맥길대학의 신경과학자들이 6세부터 18세까지의 실험 대상자들을 상대로 한 연구에 의하면, 피질의 두께는 부분적으로 신경세포 간의 복잡한 연결들의 양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보다 두꺼운 피질들은 사람의 인지 능력에서 중요한 더 많은 복잡한 연결들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피질 두께와 인지 능력 간의 긍정적 연결성은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및 후두엽의 많은 영역에서 탐지됐다. 가장 큰 관련성을 가진 부위는 여러 종류의 감각과 운동 정보를 통합하면서, 과거의 경험뿐 아니라 학습, 기억, 성격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는 장소인 피질의 ‘이질양식 연합’ 영역들이었다.

결국 이런 연구들은 많은 독서 체험이 뇌의 피질을 보다 두껍게 하는 피질상의 점증적 변화를 초래하며, 그 결과는 깊은 사고, 즉 고등 수준의 인지 및 사고 능력을 갖게 한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뒤, 1년 동안 책 한 권 제대로 읽지 않는 사람들이 빈약한 사고 능력으로 어떻게 가정, 직장, 사회에서 부딪치는 수많은 문제나 갈등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 위의 연구들은 매우 진지한 반성의 자료를 제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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