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작가, 자신만의 ‘토템’을 꺼내다
이준원 작가, 자신만의 ‘토템’을 꺼내다
  • 김지만 기자
  • 승인 2017.11.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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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em mask <사진제공=이준원>

“깊게 내제된 뒤엉킨 것들을 헤집고, 꺼내어 놓음은 제 개인의 살풀이입니다” 서양화가 이준원이 말하는 자기 그림의 정의다.

[독서신문] 이준원은 2017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 화단에 등장해 ART BUSAN 국제 아트페어, ART JEJU 아트페어, 홍콩 AISA Contemporary Art Show 등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그림은 전시 때마다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같아서 계속 응시하기가 편하다” 추상과 구상, 모호함과 구체성, 그 중간 즈음에 위치한 그의 그림에는 인체라는 굴레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삶의 파편들이 녹아 있다.

“항상 시작은 드로잉입니다. 채색은 부가적은 요소입니다. 드로잉이라는 원시적인 행위를 통해 제 삶 전반에 걸쳐 쌓인 부유물들을 헤집고 꺼내놓는 작업을 합니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대상이 있다. 손과 발, 그리고 인체 내부의 장기들. 모두 작가 자신의 육신의 구성물들이다. 존재의 폭력성과 한계를 뜻한다.

“처음 죽음을 인식한 것은 인체의 구성을 인식한 순간입니다. 누군가의 의도가 담긴 듯한 즉, 설계된 듯한 모습에서 저는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사람이 만든 기계도 부서지잖아요?”

“그리고 손과 발은 그렇게 인간에게 부여된 존재를 뜻합니다. 무언가를 해야만 유지되는 존재감, 전 거기서 폭력성을 느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함을 하는 것이 차단되어 자의와 관계없이 세상에 던져졌다는 걸 느꼈거든요”

강제된 듯한 존재에서 느끼는 공포감과 무기력함은 작가의 20대를 잠식했었다. 살풀이가 필요해 시작한 연극배우 활동에서 처음 열정과 자유로움을 느꼈고, 그 에너지를 이어나가 그는 정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연극배우, 광고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 스타트업 창업자, 그리고 이윽고 순수 예술가의 모습까지.

“저는 죽음과 항상 함께 머뭅니다. 제 가장 큰 욕심이 있다면 많은 경험입니다. 시간이 한정되어있음을매 시각 느끼니까요.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성적 인식이 동물과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가라면 아마 더 치밀하게 그것을 인식하겠죠. 죽음과의 동거가 얼마나 유쾌하냐에 따라서 누구나 원하는 ‘행복’이라는 신기루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존재의 한계와 죽음을 유쾌하게 표현하는 것’ 자신의 그림에는 재료는 있어도 절대 주제가 없다고 말하는 작가지만 그의 그림을 바라보고,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정의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제공=이준원>

한편 이준원 작가는 최근 파리루브르 박물관에서 진행된 ‘2017 카루셀드루브르 아트 쇼핑‘을 통해 프랑스 화단에도 데뷔했으며, 2018년 2월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 국립 미술관(Grand Palais)에서 열리는 ‘엥데팡트‘에도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 김지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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