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2000년대 들어 한국 시단을 잠식하기 시작했던 전위에의 욕망들 틈에서도 묵묵히 전통의 길을 고수한 시인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심재휘 시인이다. 그는 새로운 것들에 관해 과격하거나 새롭게 쓰고, 익숙한 것들에 관해 조심스럽거나 낯설게 쓰는 시인이었다. 그래서인지 첫 번째 시집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은 서점에서 발견하는 것조차 어려운 자리에 배치되고 말았다. 출판사 최측의농간은 쓸쓸한 좌표의 한구석에서 시인과 시집을 꺼내 올리려 한다. 어두운 사진의 세계에서, 오르거나 내리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봤던 한 시인의 겸허한 시작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유지희 기자
■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
심재휘 지음 | 최측의농간 펴냄 | 112쪽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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