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고달픔을 말하는 오브제들의 공연 ‘십년만 부탁합니다’, 18일 개막
빛나는 고달픔을 말하는 오브제들의 공연 ‘십년만 부탁합니다’, 18일 개막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7.10.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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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가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십년만 부탁합니다’(공동연출 이주요 김현진, 큐레토리얼 랩 서울 공동제작)을 18일부터 2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십년만 부탁합니다’는 2007년 동명의 전시를 통해 누군가에게 위탁되었던 작품들이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7년, 남산예술센터 무대의 주인공으로 돌아오는 공연이다.

이 공연에는 배우가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사물, 즉 작품(오브제)으로, 갈등을 유발하는 사건이나 서로 주고받는 대사가 없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오브제들은 다른 무언가의 힘을 빌려 10년간 혼자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꺼낸다.

90년대 후반부터 여러 나라를 다니며 살아온 이주요 작가는 김현진 큐레이터와 2007년 ‘십년만 부탁합니다’ 전시를 기획하며, 보관 장소가 없어 버릴 상황에 부닥친 작품들을 10년간 위탁해줄 수 있는 위탁자를 찾았다. 이렇게 위탁된 작품들은 누군가의 개인 공간에서 망각되거나 방치되었을 수도 있고, 혹은 특별한 대상으로 십년을 보냈을 수도 있다.

작가가 알지 못하는 시간을 보낸 작품들의 이야기와 작품에 내려앉은 시간의 더께를 마주하기 위해 남산예술센터 무대로 작품들을 불러 모았다. 공연은 작품이 보낸 십년의 시간만큼 작가가 견딘 시간, 또 위탁자가 견딘 시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주요 작가는 종이, 비닐봉지, 스티로폼, 나무막대기 같이 저렴하고 가벼운 재료들로 연약하고 엉성한 형태, 임시적 구조를 가진 오브제나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을 한다. 작가는 작고 연약한 것들이 서로 의지하면서, 순간순간을 버티며 살아가는 삶을 위로하고자 했다. 시간의 흐름은 작품도, 작가도 물리적으로 노쇠하게 만들었지만, 삶은 반복되기만 할뿐 변하지 않는 것 같은 고단함(weariness)의 상태를 마주하게 한다.

김현진 큐레이터는 이 노쇠함 속에 숨겨져 있는 단단함과 같은 존재의 변화에 주목했다. 전시로 보여줄 수 있는 정적인 무게감에 무대와 무대장치로 구현될 수 있는 입체감과 긴장감을 더해 그동안의 연극 미학과 다른 방식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십년만 부탁합니다’에 등장하는 20여 개의 작품에는 작가가 만들어낸 모습과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스스로 만들어낸 모습이 섞여 있다. 하나의 존재에 섞여 있는 여러 가지 모습과 변화의 과정을 그려내기 위해 작품마다 특유의 소리를 부여했다. 이 작업은 사운드디자이너 류한길과 유엔 치와이(Yuen Chee Wai, 싱가폴)가 함께 한다.

‘십년만 부탁합니다’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예스24공연, 옥션티켓, 지마켓티켓 예매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전석 3만 원이며,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이다. / 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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