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어머니의 눈물
글자를 삽으로 퍼 날랐다
소설을 아랫돌로 괴고
시로 반죽을 해 둑을 쌓았다
봄꽃이 흐드러지고 여름날 소나기 지날 때
차오르는 물은 그저 다 내 것이려니 했다
단풍은 마치 내 손끝에서 비롯되고
얼음장에 붓을 던지면 겨울이 깨어나고
그게 다 내 글재주라 굳게 믿었다
추석 고향의 어머니
침침한 눈에서 눈물이
한
방
울
떨어졌다
내 둑이 무너졌다
어머니의 겨울을 지나야 나의 봄은 왔고
어머니의 땀을 보태야 나는 여름을 났다
단풍 들 때 어머니는 땅을 떠나지 못했고
눈 날리면 어머니는 내 손부터 꼭 쥐었다
어머니 눈물 한 방울
강물처럼 내 가슴으로 밀려 들어왔다
글=엄정권 기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