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지성사 시인선, 통권 500권 돌파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통권 500권 돌파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09.1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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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입 속의 검은 잎』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우리 시대의 대표시집이다. 국내 최대 시집 시리즈로 꼽히는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은 1978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가 그 시작이다. 지난 40여 년 동안 총 501권을 내놓으며 문학의 한복판에서 인간은 무엇인지, 삶은 어때야하는지 연구했다. 그 탐문 결과는 참신한 상상력과 언어가 결합한 시의 얼굴로 나타나 한국 현대시사에 선명한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시적 언어 발굴… ‘낯설게 세상읽기’ 시도

“문지 시인선의 정체성은 전위시와 서정시의 구분보다는 어떻게 시적 언어를 발명하고 그래서 세상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했는가 하는 언어의 문제가 더 핵심이었다.” 이광호 문학평론가(문학과지성사 대표)는 시인선을 언어와 세상을 잇는 통로로 규정했다. 각 시집이 각각의 언어로 세계와 분투하며, 시의 자리를 찾아나가는 지속적인 운동체이자 흐름이라는 것. 시인의 생존이 위협받는 문단계의 현실 속에서도 시는 권력과 무관한 존재로 살아남아, 읽고 쓰는 이들을 해방하는 예술로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 속의 검은 잎』 82쇄, 인기시집 다수 보유

문학과지성 시인선은 현재 시인 211명의 시집 493권과, 시조시인 시선집 1권, 평론가 기념 시집 6권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7월 한국문학사 최초로 통권 500호를 돌파했다. 최근 이원 시인의 『사랑은 탄생하라』까지 시집 501권이 나왔다.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은 82쇄를 찍었다.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63쇄,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는 52쇄,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은 46쇄를 발행했다.

이 출판사는 시인선 전체 501권 중 약 88%에 해당하는 440권이 한 회 이상 중쇄를 기록, 독자와 세계를 향해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느리지만 꾸준히’ 삶을 바꾸는 시의 힘!

이 출판사는 지난 7월 통권 500권을 돌파해 기념시집 『내가 그대를 불렀기 때문에』를 선보였다. 초판이 나온 지 10년이 지나도록 꾸준한 관심을 받은 시집 85권을 추렸다. 저자 65명은 대표작 2편씩을 골랐고 130편이 시집으로 묶였다.

“시가 우리를 직접 구원하지는 못하더라도 시가 있음으로 해서 누군가의 삶이 전혀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만은 포기되지 않으면 좋겠다.” 조연정 문학평론가는 이 시집 발문에서 시가 지닌 변혁의 힘을 강조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시의 힘을 믿는다. 시 장르 자체를 신비화·낭만화해 또 하나의 억압으로 권력화하기 보다 독자와 함께 시 세계를 확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시와 독자들은 함께 느리지만 꾸준히, 더 나은 방향과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념에서다.

이 출판사는 이번 가을 ‘제12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등단 시인이자, 10여 년간 연극배우로 활동해온 장수진 시인의 첫 시집을 선보인다. 또 『찬란』 『눈사람 여관』 등으로 사랑받은 이병률 시인과 새로운 화두로 언어 세계를 확장해온 김언 시인 등의 신작을 펴낼 예정이다. / 정연심 기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31호(2017년 9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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