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들어온 시 3만3천편 '시요일'...'오늘의 시' 푸시해드려요
앱으로 들어온 시 3만3천편 '시요일'...'오늘의 시' 푸시해드려요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09.1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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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난 뒤 가슴이 먹먹해진 A씨. 아침 출근 길, 매일 시 한편을 배달해주는 앱을 켜니 때마침 ‘시인이 쓴 ‘택시운전사’와 광주’가 테마별 추천 시에 나와 있다. 내릴 정류장마저 놓친 채 시 12편을 내리 읽어 내려가던 그는 감동적으로 읽은 시를 부장님께 카톡으로 전송한다. “이 시를 읽다 그만 내릴 정류장을 놓쳤어요... 부장님이시라면 이런 시 정도는 알고 계시겠죠?” 

‘다방 언니가 / 다방 누이가 커피를 / 한 바께쓰 끓여왔다 / 아낙네가 / 세숫비누와 수건을 한 보퉁이 가져왔다 / 김밥 양푼이 무거웠다 // (…) // 어디에도 술은 없었다 / 술 마시는 자 / 술 파는 자가 없었다 / 어느 집도 도둑맞지 않았다 (…) / 라면도 다섯 개 이상은 팔지 않았다 / 라면 한 박스 달라면 / 가게 주인이 꾸짖었다 / 너만 먹으려고 그려 / 다 같이 먹어야 혀 / 하고 꾸짖어 돌려보냈다’ -「공동체」, 고은 -

‘오월은 고개를 숙여 잊혀진 것들을 노래하는 달. // 햇무리, 달무리, 별무리 속의 숨결이거나 / 숨결 속에 사는 오월의 죽음까지, / 우리들 부모 허리 굽혀 지켰던 논밭의 씨앗까지. -「다시 오월에」, 조태일 -

‘밤 12시 /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 밤 12시 /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 밤 12시 /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 밤 12시 /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 밤 12시 /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학살2」, 김남주 -
 

월·화·수·목·금… “매일매일 시를 배달합니다”

하루 한편 배달되는 시를 읽고, 골라 읽고, 나눠읽을 수 있는 시 앱 ‘시요일’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창작과 비평(대표 강일우)은 시 3만3,000여 편을 집대성한 애플리케이션 북 시요일을 선보였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시를 찾고 읽고 선물하다’라는 주제로 시의 일상화·대중화를 꾀한다. 시요일은 적절한 상황과 주제에 맞춰 시를 골라주는 ‘큐레이션’ 기능과, 원하는 시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검색 기능을 양대 핵심기술로 내세웠다.

시 3만3,000편이 스마트폰 안으로~

시요일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시 3만3,000여 편을 수록, 국내 시문학계를 앱으로 복원하는 시도를 단행했다. 우선 『창비시선』을 펴낸 시인 △고은 △신경림 △천양희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문태준 등 220여명의 작품을 담았다. 또 전작시 『만인보』(전30권) 등 단행본 시집과 권태응의 『감자꽃』을 비롯한 동시집, 청소년 시집을 만날 수 있다. 192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김소월 △윤동주 △한용운 △정지용 △이상(李箱) △김영랑 △김수영 △임화 △박용철 △박인환 등의 시도 체계적으로 총망라했다. 

TPO에 맞게 즐겨라!… ‘맞춤형 시’ 제공

시요일은 다양한 큐레이션 서비스를 강점으로 꼽는다. ‘오늘의 시’ 코너에서는 날씨와 계절, 절기 등에 맞는 시를 선별해 배달(푸시)한다. ‘테마별 추천시’는 슬플 때, 외로울 때, 비가 올 때 등 감정, 상태, 장소, 상황별 시를 선보이는 공간이다.

시와 젊은 감성의 결합도 시도했다. ‘시요일의 선택’은 젊은 작가들이 참여해 책, 그림, 음악, 영화, 여행을 주제로 한 감각적인 글을 발표하는 코너다.

이 앱은 스크랩과 선물하기, 실시간 ‘좋아요’ 공유 등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했다. 앱 이용자는 모바일 서재에 시를 모아둘 수도, SNS로 시를 선물할 수도 있다.

강력한 검색 기능은 시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시어, 시인, 시집 등을 찾는 키워드 검색과, 주제, 소재, 감정 등을 조합한 태그 검색 기능을 최적화했다는 설명.

시요일은 큐레이션과 검색 시스템을 기반으로 올 연말 ‘시(詩)스쿨’ 버전을 개발, 학교 현장에서 국어, 문학, 읽기 교육 등에 활용하게 할 예정이다.

박신규 창비 편집전문위원은 “짧은 분량과 감성적인 구절로 이뤄진 시는 스마트기기와 SNS에 가장 최적화된 문학 장르”라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쌍방향 독서문화 플랫폼인 시요일을 기반으로 작품성 있는 시를 대중화하는 데 힘 쏟을 전략”이라고 밝혔다. / 정연심 기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31호(2017년 9월 14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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