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날로그, 디지털세대를 품다
[리뷰] 아날로그, 디지털세대를 품다
  • 신동훈 기자
  • 승인 2017.08.2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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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완벽히 밀어낸 것처럼 보이는 요즘,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핵심으로 아날로그가 떠오르고 있다는 이 책의 주장은 역설적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갈아탔던 세대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걸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아날로그의 반격은 오히려 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모태’ 디지털 세대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번의 역설이다. 

저자는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일상 속의 사례들을 들어가며 디지털 대세의 시대에서 하나씩 하나씩 ‘영토’를 되찾아가는 아날로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북미지역 위주의 사례들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만져지는 물건과 감각적인 경험이 주는 기쁨이나 물건을 만들고 소유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은 전지구적 현상이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종이 위에 펜으로 써내려가면서 느끼는 오감의 만족, 찍는 즉시 눈과 손으로 만져지는 폴라로이드 사진의 마술, 매끈하게 인쇄된 토요판 신문을 손으로 넘기는 동작의 질감, 턴테이블의 바늘이 반짝반짝 빛나는 레코드판으로 내려가면서 음악이 재생되는 순간의 희열. 이러한 경험들은 그동안 스마트폰과 모니터 화면으로만 접했을 세대에게는 놀랍고 짜릿한 경험이 된다. 

저자는 캐나다의 비즈니스 및 문화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로 뉴욕타임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뉴요커 등에 칼럼을 기고해 왔다. 이 책은 2016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에 뽑혔고 2017년 카네기 메달 후보작에 올랐으며 많은 언론들로부터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아날로그 트렌드를 포착한 책으로 호평 받았다.

이미 우리 일상 속 깊숙하게 자리잡은 디지털의 가치와 편의를 외면하기는 어렵다. 한편으론 우리의 삶을 0과 1만으로 담아낸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제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라는 인식에 힘이 실리는 듯하다. 그동안 디지털이 주는 가치와 편의가 과대평가됐을 뿐, 어쩌면 처음부터 그런 관계였는지도 모른다. / 신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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