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편집자주>
[독서신문] 『일선 조종사 이야기』 정용진의 저자 노트= 나는 1969년 4월부터 조종간을 잡기 시작한 후 2007년 3월, 대한항공에서 명예롭게 퇴직할 때까지 비행만 전담하는 ‘일선 조종사(Line Pilot)’로 근무했다. 13년은 전투기를, 나머지 13년은 여객기를 조종하면서 무려 10,800시간을 밤낮으로 비행했고, 조종간을 놓을 때까지 단 한건의 불미스러운 사고 없이 임무수행을 마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은퇴했다.
오늘날 여객기는 마을버스처럼 누구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되었다. 지구촌에서는 하루에도 700만명 이상이 여객기를 이용하고,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항공여객이 1억명을 넘는다. 그와 함께 비행기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특히 청소년들은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원리와 조종사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이 책은 41년간 하늘과 관련된 부서에 근무하면서 26년간 일선 조종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했다. 내게 하늘은 전투기 조종사 시절에는 ‘일터이자 싸움터’였고, 여객기 조종사 시절에는 ‘일터이자 근무처’였다. 나는 ‘하늘의 용사-빨간 마후라’로 생활하면서 조국의 영공수호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고, ‘하늘의 사나이-국제 신사’로 근무하면서 안전운항에 명예를 걸고 승객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 책에는 그런 나의 역사가 담겨 있다. 아마도 나와 함께 비행에 참여했던 동료들은 망각곡선 때문에 당시의 상황들은 거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만은 그 당시 상황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며,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에게 교훈이 되고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 (하략) / 정리=이정윤 기자
■ 일선 조종사 이야기
정용진 지음 | 가이아의어깨 펴냄 | 240쪽 |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