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내가 죽던 날’ 타임루프 소재의 진부함, 다양한 앵글과 편집으로 극복하다
‘7번째 내가 죽던 날’ 타임루프 소재의 진부함, 다양한 앵글과 편집으로 극복하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6.07 14: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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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7번째 내가 죽던 날’ 포스터(왼쪽)와 원작 소설 표지

[독서신문] 잘 나가는 친구들, 멋진 남자친구, 화목한 가족까지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는 소녀 샘. 친구들과 파티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 사고를 당한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다음날 이른 아침 다시 잠에서 깨어난다. 죽지 않고, 다시 어제로 돌아온 것. 어제 봤던 일련의 사건들이 눈앞에서 똑같이 일어난다. 반복되는 ‘마지막 하루’에 갇혔다. 

로렌 올리버의 데뷔작 『7번째 내가 죽던 날』의 줄거리다. 이 책은 2010년 출간 당시 뉴욕타임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 주목받았고, 아마존닷컴 올해의 책으로도 선정됐다. 출판 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는 ‘생생하고 풍부한 감정이 담겨있다. 가슴을 찢는 결말이 인상적인 책’이라는 평을 남겼고, 미국도서관협회에서도 ‘강렬한 메시지가 돋보인다. 눈을 뗄 수 없는 소설’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는 2011년 번역 출간됐다. 

주인공 샘(조이 도이치 분)

오랜 시간이 흘러 영화로 개봉하게 된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지난 5월 31일 개봉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반복되는 오늘에 갇히다. 이 부분에 끌려서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가 끝난 뒤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등 많이 봐 온 타임루프 소재에도 영화의 메시지가 강한 여운을 남긴 것이다. 

반복되는 하루에 갇힌 샘은 갖은 노력을 통해 단 하루라도 의미 있는 날로 만들고자 한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고 두렵고 답답한 마음에 좌절도 하지만, 끝내 자신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닫고는 변화한다. 그리고 감독은 같은 하루를 여러번 그려내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다양한 앵글을 활용했다. 

영화는 소설과 ‘반복되는 마지막 하루의 횟수’가 다르다. 원작에서는 샘이 죽음을 맞이하는 날이기도 한 하루가 명확하게 7번 반복되지만, 영화는 샘의 하루를 7번 이상 보여준다. 드라마틱한 편집과 연출을 통해 타임루프 소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샘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더욱 잘 전달한다. 또한, 소설 속 배경은 미국 북동부 주의 코네티컷이지만, 영화에서는 안개와 비가 잦고 산맥으로 둘러싸여 미스터리한 매력이 배가 되는 태평양 북서부 캐스캐디아를 택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처럼 ‘7번째 내가 죽던 날’은 다양한 패턴을 부여해 삶, 정체성, 관계에 대해 생각 거리를 던져준다. “마지막 키스, 마지막 웃음, 마지막 커피 한잔, 마지막 일몰, 마지막으로 스프링클러 사이를 뛰어다닌 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은 것.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절대로 모를 것이다”라는 소설 속 샘의 독백처럼 내 생의 마지막 날을 그려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정윤 기자

『7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펴냄 | 492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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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2017-06-25 10:55:21
꼭 사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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