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그런 여자는 없다』-‘롤리타’는 피해자일 뿐 매혹적인 사춘기 소녀가 아니다
[책 속 명문장] 『그런 여자는 없다』-‘롤리타’는 피해자일 뿐 매혹적인 사춘기 소녀가 아니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4.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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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1958년, 러시아 출신 망명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소설 『롤리타』를 출간했다. 그리고 그 책은 하룻밤 만에 미국 전역에 돌풍을 일으켰다. 작품은 열두살 소녀 돌로레스 ‘롤리타’ 헤이즈에게 집착하는 불혹의 대학교수 험버트의 이야기다. 

험버트는 롤리타의 곁에 있기 위해 그녀의 어머니와 결혼할 정도로 롤리타에게 집착했다. 마침 롤리타의 어머니가 죽게 되자, 험버트는 어머니를 잃은 아이를 데리고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는 롤리타가 또 다른 나이 많은 남자 품으로 도망치기 전까지 천국을 경험한다. 

어느 모로 보나 비극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나보코프는 희극적 풍자로 변형시켰다. 『롤리타』는 극찬과 비난을 동시에 받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모두가 사춘기 소녀와의 섹스라는 소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렇게 롤리타는 매혹적인 사춘기 소녀, 나이 많은 남자들과도 얼마든지 섹스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소녀를 가리키는 고정관념이 됐다. 

그러나 롤리타라는 고정관념은 나보코프의 작품을 잘못 독해한 결과물이다. 제목과 달리 원작은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는 소아 성애자에 대한 이야기이지, 그의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롤리타는 소아 성애자들이 피해자 아동을 꼬드기기 위해 흔히 사용하는 전형적인 위협과 교묘한 수법에 걸려든 포로였다. 정작 고정관념이 되어야 할 것은 소아 성애자인 험버트가 아닌가. 험버트를 고정관념으로 만들어 미성년자들이 위험한 어른들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250~254쪽 요약>

『그런 여자는 없다』 
게릴라걸스 지음 | 우효경 옮김 | 후마니타스 펴냄 | 356쪽 | 16,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2호 (2017년 4월 24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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