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통령, 책 읽는 대한민국이 보고 싶다”
“책 읽는 대통령, 책 읽는 대한민국이 보고 싶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4.0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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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5일 차기정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
국회의원 도종환, 김민기, 유은혜, 소병훈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차기정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5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사진=이태구 기자>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 책을 외면하는 사회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없다. 책을 읽는 시민의 문화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일은 국가와 사회의 엄중한 책임이다”

지난달 29일 20개 문학·출판·서점·도서관·독서 교육 관련 단체가 ‘책 읽는 대통령, 책이 문화정책의 기본인 나라’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창작·출판·독서·도서관의 자유 보장 ▲검열 금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문화예술기관의 독립성 보장 ▲문화부 ‘독서출판정책국’ 신설 및 ‘독서출판진흥위원회’ 설치 등 10가지 문화정책을 제안하며 ‘효과적인 출판 산업 정책을 펼치는 대통령’의 필요성을 소리 높여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김민기·유은혜·소병훈 국회의원 주최로 ‘차기정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강맑실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박대춘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등 많은 출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도종환, 김민기, 유은혜, 소병훈 국회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이태구 기자>

유은혜 의원은 “12월 6일 ‘출판인의 밤’ 행사에서 인사드릴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이라 분위기가 엄숙했는데, 넉 달이 지난 오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이 돼 있습니다. 이제는 ‘책 읽는 대통령’을 기다립니다. 소통하는 대통령을 바란다는 뜻이겠죠. 우리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독서가 기본이 되는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문화 정책 또한 기본이 바로 세워지고 근본이 강화돼야 합니다. 그 첫 번째 단추가 출판이어야 합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사업 전반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고, 그 진단 과정에는 출판계가 참여해 최적화된 지원 기구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라며 인사말을 전했다.

윤철호 대한출판협회장도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을 지나면서 책과 출판인들을 대하는 여러 가지 태도나 환경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블랙리스트라는 기준 아닌 기준이 문화 정책 전반의 기준이 된 현실을 보면서, 더는 민주주의를 유린한 정책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 출판 산업을 사양 산업 취급하며 홀대하지 않을 것을 요구합니다. 출판계는 책 읽는 관료를 기다립니다. 책을 읽어야 좋은 청사진이 그려질 것입니다. 출판으로 국가의 힘을 기르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서 장대익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이민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각각 △독서력과 시민의 품격 △출판문화진흥정책 이대로 좋은가 △제4차 산업혁명시대 독서사고 표현과 책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 시간을 가졌다.

장대익 교수는 “독서가 좋은 이유는 수없이 많습니다. 다양한 분야별 수준의 책을 읽어낼 수 있는 인지 및 정서 능력인 ‘독서력’은 ‘공감력’을 증진시킵니다. 공감력이 높은 사람들이 모인다면 시민의 품격 또한 높아질 것입니다. 책 읽는 대통령을 뽑고 싶다면 대통령의 서재를 가보면 됩니다. 서재를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어요”라고 발표했다.

발제자로 나선 장대익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왼쪽),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가운데), 이민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진=이태구 기자>

백원근 대표는 “우리 사회는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책맹 사회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능력이 있음에도 읽지 않아요. 책을 생산해서 판매해야 성장하는 게 출판 산업인데 이 사회에서 성장할 수 없죠. 제4차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이 세워졌지만, 그를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할 것입니다. 지난 5개년 계획은 23개 조항 중 4개밖에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책이 문화정책의 기본인 나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이민호 교수는 “저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지 말라고 합니다. 책상에 앉아 전공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은 의미가 없거든요. 대신 여기저기 다니면서 원하는 책을 읽으라고 합니다”라며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출판 산업은 자원 활용의 극대화를 기해야 할 것입니다. 수요자 중심 시스템을 구축해 줄 것을 건의합니다.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담아내 독자를 치유해주는 게 출판인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발제가 끝난 뒤, 정우영 시인, 안찬수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김한청 한국출판인회의 기획정책위원장, 박효상 대한출판문화협회 유통담당 상무이사, 정성훈 서울서점조합 대외협력위원장, 박세중 언론노조 출판노협 의장이 ▲문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출판은 계속된다 ▲책 중심의 문화정책으로 ▲독서 출판진흥정책 제안 ▲출판진흥 예산의 증액과 기금조성, 법제의 완비를 촉구합니다 ▲책의 사회적 가치를 살리자 ▲독자를 위한 출판진흥정책과 관련해 5분씩 토론 시간을 가졌다.

발제와 토론을 마친 뒤 전체토론 시간에는 한정택 독서신문 전무이사가 “앞서 말씀하셨듯, 정부 정책을 살펴보면 게임 산업 육성 예산에 비해 도서 출판 진흥 예산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 실정입니다. 과거 70년대 수출주도형 고도성장 정책을 답습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 정책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수출주도형 고도성장 정책에서 내수 활성화를 중심으로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는 출판 산업을 문화적 가치와 함께 경제 활성화와 내수 진작 측면에서도 바라보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펴주길 바랍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끝까지 토론회 자리를 지킨 소병훈 의원이 “오늘 들려주신 말씀들을 다시 한번 짚어보는 시간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최근, 대형 서점에 책 읽는 테이블이 만들어지면서 책이 덜 팔린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일반인과 출판인의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0년간 출판계에 몸담아온 만큼 열심히 바꿔보겠습니다. 책은 그냥 주는 것이라는 인식, 달라져야 합니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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