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이슈] 공연 무료 초대권, 없어졌나? 숨었나?
[문화이슈] 공연 무료 초대권, 없어졌나? 숨었나?
  • 김주경 기자
  • 승인 2017.03.07 20:2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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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김주경 기자]  대학로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 편에 달하는 공연이 올라오지만 정작 인기를 끄는 공연은 몇 안 된다는 것이 공연업계의 전언이다. 일부에서는 이벤트 초대권이라 불리는 무료티켓 남발이 클래식, 뮤지컬, 연극업계 위축을 초래했다고 얘기한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하 김영란법) 이 공연계의 불황을 부추겼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 초대권 배포 어떻게 이뤄지나?

공연업계에서는 전문가들과 기자들을 대상으로 초대권을 배포해서 작품홍보를 많이 한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보는 등 효과가 가장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공연에 작품 단위로 투자하는 투자사와 관객유치를 위한 이벤트 물품 등 현물을 제공하는 협찬사에 일정 수량의 초대권을 제공하는 대신, 공연예술단체와 제작사는 필요자금이나 물품을 받을 수 있는 방식도 있다. 

예를 들면 KDB 산업은행은 2010년부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조로’, ‘캣츠’와 오페라 ‘나비부인’ 등과 같은 공연을 후원해 공연단체와 제작사에 금액지원 뿐 아니라 문화적 혜택을 못받는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 등 기업 이미지 향상 등 홍보 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공연 기획사 측은 공연작품을 홍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연 초창기에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한다. 공연이 한 번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관객들이 몰려들어 후반으로 갈수록 매진되는 회차가 많아져 홍보를 줄여도 되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기획사들은 다른 기업과 연계해 이벤트 티켓(일명 초대권)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공연기획사들은 스타벅스, 커피 스미스 등 대형 커피 업체와 연계해 음료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티켓을 제공하거나, 씨네 21, 탑클래스 등 월간지와 업무제휴를 통해 독자 선물로 티켓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파크 등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도 이벤트를 진행해 당첨된 3~5쌍(1인 2매)에게 이벤트 티켓을 제공해준다.

◇  무료초대권으로 공연 보는 사람들 얼마나 되나?
문체부는 격년에 한 번씩 ‘문화 향수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이 조사에서는 입장권 구입, 초대권 구입에 대한 동태도 나타나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06~2012년까지 초대권 관람객 비율 중 클래식 음악과 무용 공연은 평균 30~40%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연극은 16.1%, 뮤지컬은 15.9%로 초대권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반면,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 등 국가기관에서 하는 공연의 경우 평균 객석점유율은 50~60%인 반면, 초대관객 점유율은 국립극장은 70%, 예술의 전당은 40% 안팎인 경우가 많았다. 

반면, LG 아트센터의 경우 초대권 정책으로 성공을 거뒀다. LG 아트센터는 2000년 개관 당시, 기획공연에 초대권을 발행하지 않는 정책을 발표해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초대권 없는 극장’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등 이상적인 공연장 운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김영란 법이 시행되면서 무료초대권 배포가 대폭 줄어 공연계가 냉기류가 형성됐다는 분위기가 일기도 했다. 다시 말해 김영란법 여파로 공연계 티켓 선물 문화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알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일반 관객에게 제공하는 이벤트 티켓은 김영란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언론인에게 제공되는 프레스 티켓은 법 시행 이후 1인당 1매라는 기준은 지켜가며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벤트 티켓 전체 비율로 놓고 본다면 대극장 전체 좌석을 1600~1700석으로 봤을 경우 공연 한 회차당 이벤트 티켓으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은 10~20명 등 0.6%에 불과해 비중이 극히 적은 편이라는 게 공연기획사 주장이다. 

오히려 기획사들은 이벤트 티켓을 제공하는 대신 다양한 홍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연의 줄거리를 웹툰으로 표현해 궁금증을 유발하거나, 배우들이 직접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공연을 소개하는 등의 방식이다. 또한, 스크랩, 기대평, 후기 이벤트들을 진행 중이니 고객들이 많이 참여해서 혜택을 누릴 것을 당부했다.  

◇ 무료초대권 배포, 득일까? 실일까?
무료초대권 배포에 대한 업계 반응은 반으로 갈린다. A기획사는 초대권 발행을 남발하기보다는 일정 비율로 책정해 지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은 누구라도 와서 기분 좋게 공연을 보고, 그중 단 몇 명이라도 리뷰를 써서 입소문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작품성이 좋아야 한다는 전제에서다. 요즘 관객들은 공연을 보기 전 온라인상에서 평가 후기를 꼭 본다면서 SNS의 발달로 개인이 글을 남기면 공유할 수 있는 틀이 많아졌기에 이러한 리뷰는 공연 활성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무료초대권 배포는 효과가 없을뿐더러 공연의 질마저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많은 수량의 초대권 발행은 관계자들과 관객들에게 어디서든지 쉽게 초대권을 구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인지되어 작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하면서 여러 가지 프로모션을 통해 판매촉진을 유도하지만, 요즘은 효과가 거의 없다”고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업계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무료초대권은 홍보 면에서 필요하지만 남발되어서는 안 되며, 15% 미만으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연극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로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공연은 보통 가격이 3~4만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공연 수가 워낙 많은 데다가 관객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해 평균 1만원대로 볼 수 있는 것도 많다. 한 극단 관계자는 “대학로의 공연은 2가지 부류로 나뉜다”면서 “공연 값을 하는 3~4만원 공연이 있지만 공연 수준은 1만원인데 우선 소비자가는 3~4만원으로 책정해놓고 가격을 낮춰 1만원을 받는 대신 하루 회차 수를 5회로 늘려 박리다매로 공연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 대학로 공연 삐끼 호객 행위 ‘단속’…극단 ‘울상’
대학로에 활보하는 ‘삐끼’들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삐끼들이 전단지 3~4장 들고 거리를 서성이는 모습이 보인다. 관리 감독기구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찰은 지난 3~4년부터 대학로 일대 공연 호객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를 놓고 극단과 공연기획사들은 반발하며 ‘생존권’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호객행위는 불법이기 때문에 단속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경찰 측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과대광고나 ‘바가지’로 공연문화 전체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에 경범죄 스티커만 발부하던 것에서 벗어나 처벌 수위를 높인 셈이다.

소형극단들은 “지나친 단속으로 인해 공연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극단의 대표는 “마케팅 비용이 없는 극단들은 발로 뛰며 관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극장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것까지 단속하면 어떻게 공연을 세우냐”고 호소한다. 공연 홍보를 위해 길거리로 나선 배우가 고소 당하는 바람에 공연 자체가 무산될 뻔한 적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은 “삐끼의 화려한 언변에 넘어가 돈만 날린 적이 있다”거나 “전단을 보고 찾아가 좋은 공연을 알게 됐다”며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중소 극단이 주장하는 ‘생존권’ 보장이 공감을 얻으려면 우선 공연의 질이 담보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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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7-01 16:40:13
김두영좆까

김두영 2017-04-15 10:17:05
밑에 사진 난데 저건 부스에서 하는거라
길거리에서 활보하는게 아닌데.
기사쓰신분 평일에 오신분 맞죠?
사진 이쁘게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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