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국가의 흥망을 놓고 벌인 중앙은행과 은행가들의 300년 세계사 '돈을 찍는 자'
[리뷰] 국가의 흥망을 놓고 벌인 중앙은행과 은행가들의 300년 세계사 '돈을 찍는 자'
  • 박재붕 기자
  • 승인 2016.12.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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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박재붕 기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 풀기’ 정책을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제로 금리'까지 내리고 국채를 본격 매입하면서 시중에 돈을 직접 풀기 시작하자,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중앙은행들도 가세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도 그 뒤를 따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렸는데도 세계경제는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중앙은행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장이 움직인 것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됐던 금리정책이 경제를 살리기는 커녕,  은행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실을 심화시키는 등 또다른 위기 가능성을 키운 것이다.

때문에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경제위기를 부른 중앙은행이 위기에 빠진 경제를 다시 구원해줄 수 있을까?

그 동안 시류에 밝은 경제학자들은 앞다투어 통화량을 조절하고 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단순히 물가인상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인플레 파이터'에 그치지 않고 경기를 살리는 성장정책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타국의 중앙은행과 국가의 미래를 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여나갔고, 그 결과는 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의 흥망을 좌지우지했다. 이것이 중앙은행의 역사이며, 금융이 세계화되는 역사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이 번영과 쇠퇴를 거듭해온 역사다.

『돈을 찍는 자』 이 책은 300년 전 중앙은행의 탄생에서부터 오늘날 미 연준까지 중앙은행이 걸어온 길을 꼼꼼히 분석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흔들림은 각국 중앙은행 사이의 치열한 힘겨루기의 결과다.
동시에 자국 내에서는 국가의 경제 지표를 좌우하는 ‘금권’을 놓고 처절하기까지 한 다툼이 첨예하게 벌어진다. 중앙권력의 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중앙은행이 권력과의 분리를 통해 훗날 시민혁명의 초석이 되며 오늘날 국가를 넘어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위상을 갖게 되는 과정은 경제학이 아닌 역사학의 관점으로 보아도 하나하나 흥미롭다.

동시에 비슷한 모습의 사건이 300년의 시간을 넘어 오늘날까지도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면은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며 아이러니다.

경제의 본질은 돈이며, 돈의 유동과 정체에 따라 경제 상황도 움직일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혹은 경제위기는 신용경제의 필연적 산물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위기 속에 있지 않으면 위기로 가는 길목을 걷고 있다.

금융과 권력을 무대 삼아 중앙은행과 은행가들의 300년 세계사를 다룬 이 책, 『돈을 찍는 자』는 과거를 살피며 현재를 관찰하여 미래를 대비하려는 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돈을 찍는 자
쉬진 지음 | 권하정 옮김 | 내인생의책 펴냄 | 504쪽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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