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우리는 지금 대통령을 뭐라고 부르는가
[박흥식 칼럼] 우리는 지금 대통령을 뭐라고 부르는가
  • 독서신문
  • 승인 2016.12.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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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

[독서신문]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것은 권력의 시작은 국민의 지지와 평판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국민의  존경과 신뢰, 국민의 만족과 지지라는 평가가 있어야 권력이 힘을 얻을 수 뜻이다.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4~5%대로 지지율이 내려앉은 박근혜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 이후 등장한 6명의 대통령처럼 예외 없이 임기말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국회 탄핵에 따른 ‘식물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곤경에 빠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이 집권 4년 차 대통령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대기업들로부터 걷은 돈으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의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가 인사 개입 등 국정 농단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은 현재의 대통령을 무엇이라 부르는가?

대통령의 권력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정직한 사람’이란 평판에서 시작되었고, 지금 대통력의 권력은 ‘ 거짓말하는 후안무치한 사람’이란 평판을 들으며 벼랑 끝으로 향하고 있다.

인간사에서 권력과 부는 모두가 인간관계와 명성과 평판으로부터 비롯된다. 그리고 인간의 행복과 성공도 역시 평판으로 만들어진다. 평판이란  한 개인을 레드카펫에 선 스타를 만들기도 하고,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 신분으로 만들기도 한다. 사람이 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는가, 지상으로 추락하는 별똥별이 되는가, 이것은 바로 평판의 힘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 어떤 개인도 평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고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국민은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전대미문의 비선 실세에 휘둘린 만큼 박 대통령이 처한 상황도 역대 ‘식물 대통령’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을 설득할 최소한의 도덕과 권위가 무너진 상황에서 국민들이 대통령의 사실상 궐위 사태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단순한 레임덕이 아니라 대통령 국정 운영 권능의 붕괴사태라는 지적이다. 안보·경제 위기가 한꺼번에 들이닥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남은 1년4개월간 ‘식물 대통령’으로 표류하다 물러날 경우 최악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심각하게 떠올릴 단어가 바로 ‘대통령의 평판’이다. 지금 국민이 내리는 평판은 역사 속에 기록되고 남을 것이다. 지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평판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평판은 무엇으로부터 만들어졌는가?

평판관리의 첫 번째 원칙은 투명성이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속을 다 들어 내고 밝히는 것이 투명성이다. 내가 한 일과 행동에 대해 속임 없이 다 드러내고 알려주었을 때 좋은 평판을 만들 수 있다. 평판관리의 최대의 패착은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거부에 대한 국민의 평판은 탈진실의 대통령이란 평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평판관리의 두 번째 원칙은 신뢰성의 확보이다.
신뢰성의 확보는 원칙과 약속에 대한 준수로부터 만들어지는 지며, 높은 윤리와 도덕심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이 국민의 평판아래 어김없이 ‘식물 대통령’이 되는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바로 대통령의 거짓말과 약속파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국민담화에서 약속했던 사항이 현실에서 실천되고 지켜지지 않는 순간 양치기 소년처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신뢰성을 잃어 버린 것이다.
 
국민의 평판이 정직한 대통령에서 거짓말 대통령으로 바뀌는 순간 모든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지지를 철회하고 , 역사 속에서 혐오 대통령으로 비판을 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평판에 관해서 이 투명성과 신뢰성에서 대통령 한 사람이 잘못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국민의 평가에서 최저 점수를 받는 순간 우리나라의 세계적 대기업들이 ‘오너 리스크’로 휘청이듯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의 나라가 대통령 한 사람으로 인해 큰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정직하지 못한 군주, 거짓말로 망한 대통령이 나라를 망친 사례는 역사에서 숱하게 등장한다. 중국의 경우 수천 년 왕조 체제를 거치면서 약 600명의 황제나 왕을 칭한 제왕을 배출했는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 중 비정상적으로 삶을 마감한 제왕이 40%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이 ‘혼용무도’한 군주로 나라를 망치거나 망하게 만들었다.

미국의 경우 워터게이터의 닉슨과 이메일 파동의 힐러리가 이 거짓말 리스크로 인하여 본인의 권력과 리더십을 상실하였다.

2015년 말 대학교수들이 올해 병신년(丙申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선정한 바 있다. ‘혼용무도’는 ‘혼용’과 ‘무도’가 합쳐진 합성어로 ‘혼용’은 말 그대로 ‘어리석다’는 뜻이다.  ‘무도’는 글자대로라면 ‘도가 없다’는 뜻인데, 정치에서는 덕을 베풀지 않는 포악한 정치를 일컷는다.

지금의 나라 사정은 불행하게도 혼용무도라는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 상황이 돼 버렸다. 최순실이라는 한 여자에게 휘둘린 어리석은 대통령으로 인해 나라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큰 위기에 빠져 버렸다. 국민들은 혼용무도를 겪으며 분노하고 아파하고 있다.

국민은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받는 대통령과 국민의 혐오와 비난을 받는 대통령은 무엇이 결정하고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투명성과 신뢰성에서 원칙과 약속을 무너뜨리고  진실과 도덕에서 거짓말 대통령이라는 국민의 평판을 통해 우리가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정직이 최상의 정책이다.’라는 평판관리의 원칙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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