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설로 읽는 공자 입문서
[리뷰] 소설로 읽는 공자 입문서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6.05.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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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우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나, 이생(李生)은 삼가 머리를 조아려 하늘에 감사드린다. 불초한 몸으로, 한 위대한 인간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행복을 누렸다. 깊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나는 미지의 과거에 떨어져 낯선 시간, 낯선 공간을 떠돌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열국을 주유하던 공자와 조우하여 그 일행의 짐꾼이 되는 행운을 얻었다. 동행하는 동안 나는 미래에서 막연히 알던 공자라는 사람과 그 제자들의 이상을 향한 열정과 선의에 대한 믿음을 교감했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쓴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는 ‘이생’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등장시켜 ‘논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독해한 책이다. ‘논어’는 공자의 사상이 가장 잘 드러난 글이다. 공자 사후 제자들이 스승의 언행이나 그와의 문답을 기록한 저작으로 사서(四書)의 하나이자 시대를 초월한 가치의 보고로 불린다. 그러나 그 형식이 제각각 단편적이어서 수많은 등장인물과 춘추전국시대라는 배경의 이해 없이는 읽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저자 이인우는 현대인의 시선과 친밀한 관찰자의 시선을 두루 활용하며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상, 공자와 제자들이 처한 상황과 주고받은 문답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전환해 독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 보인다. 2500년 전 공자의 행적을 함께 추적해 가는 과정이다.

공자는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성인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다른 면모도 있다. 그는 몰락한 귀족의 후예로서 가난하고 보잘것없었던 청년이었고, 정치적 문제로 망명하듯 떠난 지나치게 미래의 사람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공자를 둘러싼 역사적․사상적 맥락을 두루 고찰하고, 나아가 기꺼이 어깨를 내어 줄 공자를 삶의 조력자로 삼을 수 있다.

“누군가 내게 공자를 직접 관찰한 사람으로서 공자의 됨됨이를 요약해달라면, 나는 ‘죄송하지만 할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그런 질문에 대답하기에는 너무 부족하기도 하지만, 공자라는 사람과 사상의 전체상은 늘 앞에 우뚝 서 있어 따라가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만큼 넓고 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겨우 한마디 해보라고 한다면…, 그는 다만 ‘허물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늘 거기에 미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격려하는 사람이었다.” 이생은 공자를 이렇게 표현하며 회상을 마무리했다.

■ 삶의 절벽에서 만난 스승, 공자
이인우 지음 | 책세상 펴냄 | 496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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