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 "부산시 간섭 심하다…부산영화제 보이콧 불사"
영화인들 "부산시 간섭 심하다…부산영화제 보이콧 불사"
  • 유지희 기자
  • 승인 2016.03.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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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유지희 기자] 영화인들이 부산시가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올해 10월 6일 예정된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영화제 운영을 둘러싼 갈등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올해 영화제를 정상적으로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9개 영화단체로 구성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위원회 측은 "부산시가 부산영화제 신규 자문위원 68명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법적 대응까지 나서면서 영화제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면서 "영화계 권력을 운운하며 혼탁한 밥그릇 싸움의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를 즉각 실행하고, 부산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영화제 정기총회를 앞두고 집행위원회 측에서 위촉한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지난 14일 법원에 냈다.

이날 부산지법에서 열린 첫 심문에서 부산시는 "집행위원장에게 자문위원을 무제한 위촉할 수 있도록 한 정관 규정은 사단법인의 본질에 위배되는 것이고 집행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대규모로 자문위원을 위촉한 것도 총회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시는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 측이 영화제 최고의결기구인 정기총회를 앞두고 68명에 달하는 대규모 자문위원을 새로 위촉한 것은 총회에서 의결권을 장악해 영화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기 위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이병석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일부 영화인 중심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보이콧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부산시로서는 영화제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투명한 영화제 운영규정을 재정립해 향후 100년을 이어갈 수 있는 부산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집행위원회와의 갈등을 최대한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사이에 갈등은 2014년 영화제에서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계기로 촉발됐다.

시의 상영 중단 요청을 영화제 측이 거부했고, 이후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면서 영화계에서는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보복이라는 것이 일부 영화인과 영화제 집행위원회 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영화제 감사는 감사원의 정기감사일 뿐 '다이빙벨' 상영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후 부산시가 감사원 요구에 따라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양측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서 시장은 조직위원장 민간 이양이라는 최후 결단을 내리면서 이 집행위원장과의 동반 사퇴를 추진했다.

이춘연 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버리는 것 아니라,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호소하는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가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마지막 읍소"라고 강조했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표는 "우리 영화인들에게 표현의 자유는 생명과 다름없다"면서 "이런 '온건한' 기자회견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영화제를 둘러싼 논란을 예술에 대한 간섭이나 영화인에 대한 자율성 훼손 측면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12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초대형 행사에 걸맞게 영화제 정관이나 운영조항 등을 정상화하자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시와 부산시민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영화제 운영을 둘러싼 논란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정상적으로 열리는 것을 원한다"며 "영화제 운영과 관련한 논란이 법원의 판단에 맡겨진 만큼 법원 결정에 따라 순리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과 '뉴커런츠' 부문에 참여했던 영화감독들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 있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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