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선언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기존 교과서가 내용적으로 편향됐기 때문에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학계와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러한 발표는 그동안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한국 역사학계를 무시하는 행동인 동시에 권력이 역사를 장악하려는 퇴행적인 처사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역사 전문 강사 심용환이 나섰다. 그는 국정화 논란에 대해 “역사의 해석은 보장되어야 하지만, 해석이 사실을 바꾸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역사 전쟁』은 유럽과 동아시아, 북한 등 세계의 역사 논쟁을 통해 한국의 역사 논쟁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나아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실증주의 역사학에서 출발해 민중사관과 포스트모던 역사학으로 이어지는 한국 역사학계의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국가가 역사에 간섭하는 경우는 조선왕조 500년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사례다. 따라서 고작 5년인 정부가 5,000년의 역사를 ‘올바르게’ 수정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역사 전쟁』은 역사학 관계자들의 많은 추천을 받고 있다.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명예교수는 “지구촌에서 벌어진 교과서 논쟁의 사례들을 정리하고 한국의 경우에 비춰보도록 안내한다”고 평했고 시인이자 국회의원 도종환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은 해석을 사실로 바꾸려는 시도이고, 이것은 왜곡이다”라고 덧붙였다.
책에는 셰게의 역사 논쟁들을 시작으로 한국 역사학의 계보, 뉴라이트 역사 인식, 한국사의 핵심 전쟁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책을 다 읽고 나면 역사 해석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갖게 될 것이다.
■ 역사 전쟁
심용환 지음 | 생각정원 펴냄 | 364쪽 |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