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
주인공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
  • 이병헌
  • 승인 2007.11.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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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시인 · 소설가 , 임성중 교사)
▲ 이병헌     ©독서신문
우리들이 살고 있는 시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엄마들은 자신의 자녀가 학급의 주인공이 되어서 반장이 되기를 원하여 엄마들이 나서서 아이들에게 피자나 다른 간식을 사 주면서 간접적으로 선거 운동을 하여 부작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는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특별해야 하고 또 그 특별한 것은 자신에게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어쩌다가 태어나서 우리말을 하기 전에 배우지도 않은 단어를 말하면 그것이 언어학적 천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아기가 어쩌다가 ‘맘’이라고 말하면 그것이 곧 영어 ‘mom'이 되어서 가족은 물론 이웃들에게까지 그 아이가 바로 영어천재라고 알려지게 된다. 배우지도 않은 단어를 말했으니 그 아이는 천재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어쩌다가 웅얼거리다 그 단어를 내 뱉게 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그것이 백 퍼센트 아니라고 고집하지는 않는다.
 
  우리 문단에서도 바로 주인공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어떤 모임에 갔을 때 내빈 소개를 한다고 하고 20분은 내빈 소개에 허비한다. 그러고 보면 모임에 참석한 거의 모든 사람을 소개하게 되는데 그 안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머쓱해짐을 느낄 수 있다. 소개를 하는데도 순서를 따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바로 ‘격식’이라는 단어로 무장이 되어있어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늦게 소개되면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바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기에 그런 생각이 생기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그 ‘권력’에 대한 대단한 집착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문학 모임에서 ‘회장’이면 어떻고 ‘회원’이면 어떨까? 회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높여지기를 바라면 안 된다. 요즘은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존경을 받아야 하지만 존경을 만들어 내려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존경은 절대로 만들어 질 수 없다.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따스한 마음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고 그 마음은 존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문학하는 사람들은 고집에 세다는 말을 듣는다. 물론 다른 예술가들도 마찬가지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이 고집이 없다면 알콜 성분이 빠진 술과 같을 것 이다. 하지만 그 알콜성분이 너무 강하다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모임을 만들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우리 나라에서 인터넷 문학시대가 열린 것은 2000년대 초이다. 처음으로 인터넷 문학이 태동하였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신비스런 섬에 젖어 들었고 그것을 통해서 많은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기에 자신의 생각과 다르거나 자신이 보스가 되기를 원하여 다른 문학 사이트를 만들곤 했지만 오랫동안 이어지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즘은 인터넷 문학카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적어도 몇 개 많게는 열 개도 넘는 문학카페에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한다. 물론 그것이 잘못 되었다고만 말 할 수 없다. 오히려 창작욕을 고취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난립된 모임 속에서 이 곳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저 곳에서 글을 올리는데 같은 글을 이 곳 저 곳에 올리는 경우가 있! 다.
 
  이러한 문학사이트나 문학카페가 급증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 일 수도 있지만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문인단체의 장(長)의 선거가 있을 때 마다 잡음이 이는 것은 바로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순리대로 살아간다면 될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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