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한지은 기자] 한때 굉장한 화제를 몰고 왔던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기억하는가. 들어는 봤는데, 유명한 건 아는데, 막상 책을 펼치자니 망설임이 앞섰던 이 책이 모두가 보기 쉬운 만화로 나왔다.
소득과 분배라는 주제를 방대한 데이터 축적과 알기 쉬운 설명으로 풀어쓴 이 책은 『21세기 자본』의 핵심을 쉽게 이해하고, 동시에 삼포 세대라 불리는 현 20, 30대 젊은이들의 모습과 빼닮은 주인공 히카리의 이야기를 통해 피케티 이론을 설명한다.
여주인공 히카리는 낮은 임금, 그마저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늘 절약하지만 돈을 모으기 쉽지 않고, 위안이 되는 건 문조 한 마리밖에 없다. 어느 날, 히카리는 문조를 기르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돈, 사회적 지위, 명예를 ‘가진 자’들을 만나고 격차를 절감한다.
이런 환경에서 새롭게 인생을 바꾸려고 하지만 그 시작은 순탄하지 않다. 취업 자리도 찾기 힘들고 자신이 뭘 잘하는지, 뭘 하고 싶은 건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히카리가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질문과 답이 토마 피케티의 책 속에 담겨 있다.
10%의 사람이 전체 자산의 80%를 갖는 일은 역사적으로나 현재로써나 전 세계적으로 비일비재하다. 피케티는 세습자본주의를 통해 신분 제도가 존재하고 빈부격차가 극심했던 시대로 역행하는 현상을 우려하며, ‘축적’을 강조한다.
더불어 현재의 잘못된 경제 이론에 맞서 시장에만 맡겨 둘 경우 격차는 벌어질 뿐이고 ‘가진 자’들을 더욱 배부르게 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근거를 방대하게 축적된 데이터로 제시하며, 격차를 줄이는 법, 많은 사람이 부를 나눠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야마가타 히로오 감수 | 고야마 카리코 그림 | 오상현 옮김 | 스타북스 펴냄 | 232쪽 |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