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運 · 地運 · 人運
天運 · 地運 · 人運
  • 독서신문
  • 승인 2015.07.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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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산정(秋日山情)'

[독서신문] 박지원, 『연암집』, 권3, 「爲學之方圖跋 위학지방도발」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道는 길과 같으니 길에 비유해보겠다. 여러 곳을 다니는 여행자는 반드시 먼저 가는 곳까지 몇 개의 여관이 있으며, 필요한 양식은 어느 정도이며, 거쳐 가는 높은 건물·나루·역·길가에 거리와 방향을 적어 세운 표지의 거리와 순서는 어떠한지 자세하게 물어서 눈으로 환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한 후에 땅을 밟아 바닥이 평평한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걸어가야 한다. 아는 것이(知) 먼저 분명하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내달려가지 않고 갈래 길에서 방향을 잃고 해매지 않으며, 또한 지름길을 찾다 거칠고 피폐한 곳에서 위험한 고생을 하여 도중에 그만두는 병폐가 없다.

이것이 知와 行이 함께 나란히 나가야하는 이유이다. 혹 ‘길(道)은 걸어가면 저절로 알 수 있다(行當自知 행당자지)’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마치 강물에 뛰어 들어 달을 건지려고 하거나 북을 두드리면서 잃어버린 자식을 찾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결국은 막힌 길에서 통곡한 완적(阮籍)이나 갈래 길에서 길을 잃고 눈물을 흘린 양주(楊朱)처럼 되지 않는 이가 드물 것이다

우리 삶에게 세 가지 운(運)이 주어진다.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사람에게 하늘이 도왔다는 천운(天運)이 있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순간부터 대지를 밟고 살아가야하고 그 대지로부터 받은 생산적인 재능을 가진 대지의 운인 지운(地運)이 있고, 사람을 잘 만나 하는 일마다 잘 풀려나가는 인복(人福)이 있다고 말하는 인운(人運)이 그것이다.

천운(天運)은 하늘이 정해준 운이요, 지운(地運)은 땅으로부터 받은 재능이요, 인운(人運)은 사람 복이 많은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 중 인운(人運)을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자연환경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생명의 존재성이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고 만난 사람이 삶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따라 인운(人運)은 결정된다.

이는 “몇 개의 여관이 있으며, 필요한 양식은 어느 정도이며, 거쳐 가는 높은 건물·나루·역·길가에 거리 와 방향을 적어 세운 표지의 거리와 순서는 어떠한지 자세하게 물어서 눈으로 환하게 보고 있는 것처럼 알아야”함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 인운(人運)을 잘 가꾸고 잘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야할 곳을 잘 알아야 한다. 모르면서 이미 주어진 언어의 세계를 탓하면 안 된다. 그것은 자신이 이 세상에 오기 전부터 있어왔으며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세계를 부정하고 바꿔보겠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모순은 어느 곳에나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긍정성과 능동성으로 모순을 극복하여 미래의 순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자신의 주체를 찾는 것이다. “아는 것이(知) 분명하면” “잘못된 길로 내달려가지 않고 갈래 길에서 방향을 잃고 해매지 않는다.”

노력은 하지 않고 천운과 지운을 탓하면서 세상을 원망하면서 살아간다면 오는 운도 저만치 달아나고 말 것이다. 知와 行이 함께 나란히 가도록 노력하는 긍정성과 능동성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운은 따르게 되어있다.

/ 편집위원 검돌(儉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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